금고 닫고 앱 연다… 은 투자, 디지털로 이동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 은 거래
한 달 1000억 넘으며 주문 폭증
금 토큰도 전 분기비 38% 증가
금·은 돌연 급락에도 상승 여력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2026-02-02 07:00:00

클립아트코리아 클립아트코리아

지난해에 이어 올해 초에도 국제 금·은 시세가 강세를 유지하면서 귀금속 투자 방식이 전통 금융권을 벗어나 디지털 플랫폼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특히 국내 유일의 4세대 블록체인 실물자산 거래소,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Bdan·비단)의 은 거래 규모가 시중은행을 넘어 국내 은 거래 핵심 플랫폼으로 떠올랐다. 지정학적 리스크와 산업 수요 확대 속에 금·은 시세가 장기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돼 실물연계자산(RWA) 기반 디지털 투자 플랫폼의 성장도 기대된다.

■‘e은’ 열풍에 시스템 장애도

1일 오후 현재 비단 앱에서는 디지털 은 ‘e은’ 가격이 그램당 5200원 안팎에 거래되고있다. 이는 1년 전 1540원대에 견줘 3배 이상 상승한 규모다. 게다가 e은은 최근 한 달 누적 거래액 1000억 원을 돌파했다. 이는 국내 4대 은행(KB국민·NH농협·신한·우리)의 연간 실버바 판매액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금의 경우 한국거래소(KRX)에서도 거래가 가능하지만, 은은 디지털 기반 거래 채널이 제한적이다. 이 때문에 비단에 은 투자자가 대거 몰리면서 지난달 22일 오전 11시 50분부터 오후 7시 50분까지 시스템 장애가 발생하기도 했다. 시스템을 복구한 비단은 고객 불편에 대한 보상으로 지난 23일부터 25일까지 호가거래 주문 수수료를 받지 않았다.

비단 관계자는 “시스템 장애가 발생한 날은 e은 거래량이 폭증하면서 평소보다 접속자 수가 10배 이상 많았던 것으로 파악됐다”며 “미국이 플래티넘과 팔라듐 등을 ‘중요 광물’로 지정하면서 귀금속 전반의 투자 수요가 중·장기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올해부터 국내 양대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와 빗썸에 상장된 ‘금 코인’ 테더골드(XAUT)는 ‘디지털 금’으로 주목받고 있다. 소액 투자와 24시간 거래가 가능하다는 게 장점이다. 발행사 테더는 지난해 4분기 금 기반 토큰 ‘테더골드’ 공급량을 전 분기 대비 38% 확대했다. 이는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 USDT보다 약 5배 빠른 증가 속도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전통 원자재와 디지털 자산의 결합이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코인베이스는 최근 금·은·구리·백금 선물 거래를 공식 개시하며 사업 영역을 전통 원자재 시장으로 확장했다.

암호화폐 중심 플랫폼에서 벗어나 인플레이션 헤지 자산과 경기 민감 자산을 한데 묶은 종합 파생상품 거래 환경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업계는 이를 토큰화된 실물자산과 글로벌 파생상품 허브로 진화하려는 코인베이스의 중장기 행보로 해석한다.

■“한풀 꺾여도 장기 우상향”

올해 들어 국제 금 가격은 연초 온스당 약 4300달러대에서 출발해 지난 26일 사상 최초로 5000달러를 넘어섰다. 이어 5400달러까지 치솟았으나 월말에는 4800달러대로 조정됐다. 국제 은 가격 역시 온스당 72달러에서 시작해 120달러대 고점을 찍은 후 84달러 선으로 하락 마감했다. 특히 지난달 30일 금과 은이 하루 만에 각각 10% 안팎, 30% 가까이 급락하는 등 변동성이 컸다. 그럼에도 금은 지난 1월 초 대비 약 12%, 은은 17%가량 상승했다.

주요 투자은행들은 올해 금 가격 전망치를 잇따라 상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연말 목표를 5400달러로 올렸고, 도이체방크 등도 6000달러까지 전망치를 제시하는 등 연말까지 추가 상승 여력을 언급했다.

은은 금과 동반 상승세를 보이면서 뱅크오브아케리카 등 일부 기관은 단기적으로 150달러, 나아가 170달러대까지 도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최근 급등 부담으로 단기 차익 실현 및 변동성 확대 리스크를 경고하기도 했다.

퀀트 투자 전문가 강환국 작가는 “달러에 대한 신뢰 약화와 미국의 대규모 유동성 공급, 금융위기 이후 각국 중앙은행이 달러 대신 금을 대거 매입하고 있다”며 “은은 전도율이 가장 뛰어난 금속으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일부 핵심 부품에는 반드시 은이 사용돼 산업적으로 수요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금과 은 수요는 급증하는 반면 광산 개발은 장기간이 소요돼 수급 불균형은 2030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지면보기링크

포토뉴스

가장 많이 본 뉴스

  • 사회
  • 스포츠
  • 연예
  • 정치
  • 경제
  • 문화·라이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