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돈 기자 happyi@busan.com | 2026-02-11 16:02:05
이란희 감독의 ‘3학년 2학기’ 스틸컷. 영진위 제공
동시대 한국 사회를 바라보는 아흔두 개의 시선을 만나는 영화 상영회가 열린다. 독립예술 영화 유통·배급지원센터 ‘인디그라운드’는 6일부터 25일까지 20일간 독립영화 92편을 무료로 상영하는 ‘2025 독립영화 라이브러리 스페셜 위크’를 진행한다.
‘독립영화 라이브러리’는 국내 독립영화의 안정적 상영 환경을 조성하고 새로운 유통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인디그라운드가 추진하는 핵심 사업이다. 지난해 공모를 통해 선정된 92편(장편 23편, 단편 69편)이 ‘스페셜 위크’를 통해 관객에 선보인다.
양주연 감독의 다큐멘터리 '양양' 스틸컷. 영진위 제공
박민수·안건형 감독의 ‘일과 날’ 스틸컷. 영진위 제공
스페셜 위크에서는 평단과 관객으로부터 작품성을 인정받은 화제의 독립영화들을 모두 만날 수 있다. 장편 상영작에는 양주연 감독 본인의 가족 찾기 과정을 통해 한국 여성의 삶을 돌아본 다큐멘터리 ‘양양’(2025)을 비롯해 아이돌 아이오아이 센터 김도연에게 청룡영화상 신인 배우상을 안긴 김민하 감독의 ‘아메바 소녀들과 학교괴담: 개교기념일’(2024)이 포함돼 있다.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4관왕, 제50회 서울독립영화제 3관왕에 이어 지난해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최우수작품상까지 거머쥔 이란희 감독의 ‘3학년 2학기’(2024)와 제29회 BIFF 비프메세나상(최우수 다큐멘터리상) 주인공인 박민수·안건형 감독의 ‘일과 날’(2025)도 상영된다.
짧은 러닝타임 안에 밀도 높은 서사와 독창적인 연출을 펼쳐 보이는 단편 상영작들의 면면도 부족함이 없다. 제78회 칸국제영화제 비평가주간에 초청된 정유미 감독의 연필 드로잉 애니메이션 ‘안경’(2025), 지난해 전주국제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언급에 이어 청룡영화상 청정원 단편영화상을 받은 김소연 감독의 ‘로타리의 한철’(2025)이 접속을 기다린다.
김선빈 감독의 ‘월드 프리미어’ 스틸컷. 영진위 제공
전진융 감독의 '국도 7호선' 스틸컷. 디아스포라영화제 제공
또 촬영 6년 만에 첫 상영을 앞둔 영화감독의 고뇌와 희열을 담은 김선빈 감독의 ‘월드 프리미어’(2025)와 여고생의 풋풋한 사랑과 이별을 섬세하게 그린 홍선혜 감독의 ‘사요나라, 사랑해, 사요나라’(2024)도 관심작이다. 제13회 디아스포라 영화제 개막작인 재일동포 3세 전진융 감독의 ‘국도 7호선’(2024)도 놓치기 아까운 작품이다.
상영회는 두 차례(6~15일, 16~25일)에 나눠 진행된다. 각 기간에 맞춰 92편의 작품이 순차 공개된다. 영화는 인디그라운드 홈페이지(indieground.kr) 회원 가입 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자세한 정보는 홈페이지와 SNS 채널에서 확인하면 된다. 인디그라운드는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설립하고 한국독립영화협회가 운영을 맡고 있다.
한편, 한국독립영화협회는 지난 2일 ‘2025 올해의 독립영화’에 이란희 감독의 ‘3학년 2학기’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3학년 2학기’는 직업계고 3학년 학생이 현장실습으로 학교 밖에서 보내는 마지막 학기를 통해 청소년 노동 현실을 그린 작품이다. 협회는 “이 작품이 보여준 태도와 성취가 지금의 독립영화가 해야 할 일을 가리킨다”는 선정 이유를 밝혔다.
‘2025 올해의 독립영화인’으로는 정윤석 감독을 꼽았다. 정 감독은 지난해 1월 서울서부지방법원 폭동 현장을 영상으로 기록하려다 기소돼 유죄 판결을 받은 다큐멘터리 감독이다. 협회는 “기록이 요구되는 순간에 현장에 있었고, 예술가로서 그 책임을 다했다”는 점을 선정 이유로 들었다. 정 감독은 1심과 항소심을 거치며 벌금 200만 원을 선고받았다. 협회는 “관료적 사법주의에 굴하지 않는 기록의 의지를 지지하고 연대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