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던 오페라하우스 개관 공연, ‘라 스칼라’ 극장으로 ‘유턴’?

400여 명 방한하는 ‘오텔로’ 공연
시의회 “지역에 도움” 긍정적 기류
사업비 105억 중 시비 30억 원대
10억 후원 약정 단체선 증액 의향
정명훈 예술감독 연임 의중 파악
전 시장 늦어도 10월까지는 결단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2026-07-29 21:00:00

내년 9월 개관을 앞두고 공사가 진행 중인 오페라하우스 전경. 정종회 기자 jjh@ 내년 9월 개관을 앞두고 공사가 진행 중인 오페라하우스 전경. 정종회 기자 jjh@

6·3 지방 선거 과정에서 과도한 예산 투입 논란을 일으켰던 ‘라 스칼라’ 극장의 부산오페라하우스 개관 기념 공연이 민간 후원 확대, 시의회 기류 변화 등을 계기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전재수 시장이 취임 전 집행정지를 선언했지만 달라진 여건을 어떻게 반영할지 주목된다.

29일 〈부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부산시의회를 중심으로 라 스칼라 극장의 부산오페라하우스 개관 공연 개최에 대해 긍정적인 기류가 조성되고 있다. 105억 원의 예산 중 부산시 투입 예산이 30억 원대에 달하며, 지역 예술계에 미칠 파급 효과와 도시 브랜드 효과 등을 함께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부산시의회 행정문화위원회 송우현 위원장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지역 예술인을 위한 마중물”이라며 “정명훈 감독이 오랜 시간 공들여 성사시킨 초청 공연이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오페라하우스 개관 공연으로 라 스칼라 극장의 오페라 ‘오텔로’가 진행될 경우 현지에서 부산을 찾는 인원은 400여 명 수준이다. 오케스트라 90여 명, 합창단 80여 명, 지휘자와 솔리스트 20여 명에 무대 스태프 200여 명이 방한한다. 밀라노 현지의 무대와 연주자를 그대로 옮겨오는 이른바 ‘풀 프로덕션’ 형식으로 진행된다.

라 스칼라 공연은 지난 지방선거 과정에서 과도한 시비 투입 논란이 불거지면서 ‘뜨거운 감자’가 됐다. 공연에 투입해야 할 사업비가 105억 원에 달하고, 지역 예술인의 참여는 배제된다는 게 이유였다. 시민단체와 일부 문화예술계 인사가 반발했다. 그러나 선거가 끝난 이후 라 스칼라 공연이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향후 오페라하우스의 국제 위상을 결정할 상징이 될 것이라는 신중론이 대두됐다.


문제가 됐던 공연비 105억 원 가운데 실제로 시가 얼마를 부담하는지 구별해서 봐야 한다는 의견도 힘을 얻고 있다. 애초에 공연비용 중 절반 가까이를 민간 후원과 티켓 수입으로 충당하겠다는 게 시의 계획이었다.

앞서 전 시장은 민생이 어려운 와중에 해외 오페라를 초청해 100억 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하는 건 맞지 않다며 반대했다. 그는 “오페라하우스 개관 기념공연은 집행정지 시키고 이를 영세 운송업자 유류비 보전 등 민생 100일 특별 지원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민간 후원 확대도 라 스칼라 공연에 힘을 싣고 있다. 부산 재계는 부산오페라하우스와 콘서트홀을 문화도시의 핵심 인프라로 키워야 한다며 후원 확대를 검토 중이다. 당초 10억 원 안팎의 후원을 약속한 클래식문화재단도 필요하다면 증액할 수 있다고 밝혔다. 클래식문화재단 고진호 이사장은 “콘서트홀과 오페라하우스가 세계 최고 수준의 공연을 유치해 시민에게 수준 높은 종합예술을 선사할 수 있다면 한도 내에서 후원을 증액할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반대 단체와의 2~3차례 협의를 가진 부산시는 개관 축제에 지역 예술인 참여를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한다. 개관 공연과 별개로 개관 축제기간 오페라 관계자와 예술단체가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축제의 한 축을 담당하도록 하는 패키지 지원안이다.

라 스칼라 공연의 가능성은 이달 초 정명훈 예술감독의 연임 때부터 제기됐다. 개관 공연에 대한 결단 없이 연임을 제안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 감독은 라 스칼라 극장 음악감독으로 선임됐다.

부산시는 오는 9월 내년도 본예산 편성에 착수한다. 내년 9월 예정된 개관 기념 공연과 이듬해 3월까지 이어질 개관 축제 예산을 반영하려면 적어도 10월 초까지는 예산안에 이를 반영하는 결단을 전 시장이 내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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