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 2024-04-23 15:30:41
국내 관광객들이 높은 이용요금과 열악한 접근성으로 인해 ‘바닷가 여행’에 큰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드러났다. ‘해양 1번지’ 부산도 관광 활성화를 위해 맞춤형 대책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 국민 10명 중 8명은 우리나라가 해양강국으로 도약해야 한다는 데 공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는 지난 2월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해양수산 국민인식도’ 조사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창립 40주년을 맞아 해양수산에 대한 국민 인식을 확인하고 관련 연구들을 진행하기 위해 이번 조사에 나섰다.
발표에 따르면 국민은 바닷가 여행 시 불편사항으로 4년 연속 높은 이용요금(40.1%)을 꼽았다. 교통 접근성 불편 문제를 지적한 비율도 21%에 달했으며 이어 관광편의 시설 부족(13.2%), 관광 콘텐츠의 다양성 부족(11.7%), 주변 환경 청결 미흡(6.9%) 순으로 나타났다. 여행객은 주로 연간 2~3회(37.4%) 바닷가를 찾았고, 여행 기간은 2~3박(35.2%)을 가장 선호했다.
이에 따라 해양 관광이 핵심 산업으로 자리 잡은 부산도 해수욕장 일대 바가지 요금 단속, 바닷가별 교통 인프라 격차 해소 등에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세대별로 바닷가를 즐기는 방법도 뚜렷했다. 2030세대는 해양레저스포츠와 해수욕 등을, 5060세대는 유람선크루즈 탑승과 해산물 먹거리 관광, 해안 리조트·호텔 체류를 선호했다.
KMI 경제전략연구본부 경제전망·데이터연구실 김태한 전문연구원은 “5년 전인 2019년과 비교해 관광을 목적으로 해안에 방문한 횟수, 체류 기간 모두 늘어났다”면서 “국민 수요에 맞는 정책이 수립되도록 하기 위해 2017년부터 대국민 인식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이번 조사의 주요 키워드는 환경과 안전이었다. 응답자들은 현재 해양수산 분야에서 시급히 추진해야 할 정책으로 희귀·멸종 해양생물종 보호·관리(44.4%)를 꼽았다. 또 우리나라 해안가의 경우 ‘폐어망, 생활쓰레기 등 바닷가 쓰레기 방치’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심각 정도에 대한 응답률을 점수로 환산한 결과 81.6점으로 가장 높았다. 더불어 도시 인근 항만 조성에 부정적으로 응답한 사람 중 49.7%가 ‘미세먼지 등 환경오염 발생’을 이유로 들었다. 항만에서 중점적으로 관심 가져야 할 부분으로는 ‘환경오염 저감’(40.9%)이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수산물 원산지 표기 신뢰도는 45.9%로 전년보다 3.9%포인트 하락했다. 응답자들은 수산물 안전성 향상을 위해 수입산 수산물 검사 검역 강화(56.2%)가 가장 시급하다고 말했다.
더불어 국민 10명 중 6명은 국산 수산물이 수입보다 품질이 우수하다(60.1%)고 평가했다. 국민이 가장 좋아하는 수산물은 2년 연속 고등어로 나타났으며 이어 오징어, 김, 광어, 새우, 갈치, 연어 순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 대다수는 우리나라의 해양강국 도약에 기대를 나타냈다. 83.2%가 ‘우리나라가 앞으로 해양국가로 나아가야 한다’에 동의했으며, 이에 따른 기대효과로는 △수출 등 경제도약의 기반 △국가 경쟁력 강화 △안전한 수출입 물류망 확보 △수산 선진국 도약 기여 등을 꼽았다.
한편 해양수산에 대한 연상 이미지는 바다·바닷가·해변(23.9%), 선박·배(19.1%), 물고기·생선(16.9%) 순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