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봉업자 살해·암매장한 70대…`벌통에 왜 여왕벌이 없어?`

양봉업자 살해·암매장한 70대…"벌통에 왜 여왕벌이 없어?"

박정미 부산닷컴기자 likepea@busan.com ｜ 2025-01-31 12:03:26

가

경찰. 연합뉴스

여왕벌이 없는 벌통을 판매했다는 이유로 시비가 붙자 양봉업자를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암매장한 7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전북 정읍경찰서는 살인 및 사체유기 등 혐의로 A(70대) 씨를 긴급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31일 밝혔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27일 오전 정읍시 북면 B(70대) 씨의 움막에서 그를 둔기로 여러 차례 때려 살해한 뒤 인근에 시신을 몰래 파묻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B 씨 아들로부터 지난 28일 오후 '혼자 양봉을 하며 움막에 거주하는 아버지가 어제부터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실종 신고를 받고 수색에 나섰다.

수색에 나선 경찰은 움막에 주차된 B 씨 차량의 블랙박스가 강제로 분리돼있고 배달 기사로부터 지난 27일 누군가 움막에 왔었다는 정황 등을 확인하고 지난 29일 수사로 전환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인근의 CCTV 여러 대를 분석해 A 씨가 타고 온 차량을 특정해 A 씨를 긴급 체포했다.

A 씨는 B 씨가 여왕벌이 없는 벌통을 판매했다고 판단해 화가 나 그의 움막을 찾아 범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2∼3년 전께 벌통을 구매했는데, 여왕벌이 없어서 벌들이 다 날아가 버렸다"며 "다시 여왕벌을 얻으러 왔다가 B 씨와 싸웠다"고 진술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 씨가 27일 오전께 B 씨 움막으로 찾아가 그와 다툰 뒤 정읍의 자택으로 돌아간 뒤 다시 움막으로 와 범행한 것으로 판단한다.

A 씨는 당초 범행을 부인하다가 추궁이 이어지자 경찰에 자백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움막에서 30여ｍ 떨어진 곳에서 A 씨가 유기한 B 씨 시신을 발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