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법재판소" "탄핵 불복 밑밥"…헌재 놓고 여야 충돌

與 연일 헌법재판소 때리기
"헌법재판소 아닌 우리법재판소"
진보 성향 재판관 정치 편향성 부각
野 "탄핵 불복 기류…의도 뻔해"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2025-01-31 14:34:15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직무대행이 2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4차 변론에 자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직무대행이 2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4차 변론에 자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연일 헌법재판소의 정치적 편향성을 부각하고 있다. 여당은 진보 성향 판사 모임인 우리법연구회를 거론하며 "헌법재판소가 아닌, '우리법재판소'"라며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여당의 '탄핵 불복 시나리오'로 규정하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31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헌법재판관 8명 가운데 3명이 (진보 성향 판사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출신으로 밝혀지면서 헌법재판소가 아니라 '우리법재판소'라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권 위원장은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사적 친분 의혹, 이미선·정계선 재판관 가족의 윤 대통령 탄핵 추진·지원 단체와의 연관 의혹 등을 거론하며 "공정한 판단을 기대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CBS 라디오에서 "헌재에 지나치게 특정 성향인 분들이 많이 가 있어서 대통령에 대해 심판했을 경우 그 결과에 국민이나 국민의힘이 수긍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22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국회 추천 헌법재판관 후보자 미임명에 관한 권한쟁의 심판 1차 변론기일에 이미선 헌법재판관이 입장해 자리에 앉아있다. 연합뉴스 22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국회 추천 헌법재판관 후보자 미임명에 관한 권한쟁의 심판 1차 변론기일에 이미선 헌법재판관이 입장해 자리에 앉아있다. 연합뉴스

다만, 국민의힘은 헌재를 향한 문제 제기를 두고 야당에서 '탄핵 불복' 의도라는 비판이 나오는 데 대해선 선을 그었다. 신 수석대변인은 CBS 라디오에서 "(헌재 결정에) 불복하기는 어렵다"며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 보수의 전통적인 가치관이자 덕목"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여권이 일부 헌법재판관과 야당의 유착 의혹을 제기하며 이들이 윤 대통령 탄핵 심판을 회피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 '탄핵 불복 의도'가 의심된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이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에 대해 이재명 대표와 친분이 있다고 지적하면서 헐뜯기에 집중하고 있다"며 "그 의도가 무엇인지 뻔하게 보인다"고 말했다.

전 최고위원은 "좁은 법조계에서는 기수가 같거나 학연이 있을 경우 예의상 친분을 알리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 대표도 사적인 자리에서는 대학교 선배인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에게 '형님, 형님' 하는데, 이건 도대체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한준호 최고위원은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과 (헌법재판소 내) 우리법연구회 출신 법관들의 카르텔이 있다'고 단정해서 말했는데 증거를 제시할 수 있나. 다선의 원내대표가 가짜뉴스를 공공연하게 유포해도 되나"라고 따졌다.

한 최고위원은 "권 원내대표는 본인의 강원랜드 채용 비리 사건 1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한 우리법연구회 출신 판사를 향해선 '공정한 판결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며 "그때의 우리법연구회는 경의를 표할 대상이고, 지금의 우리법연구회는 비난의 대상이라고 말하면 누가 납득하나"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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