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 | 2025-05-05 18:18:52
‘인공지능(AI)’은 우리 삶 곳곳에 이미 스며들었다. 의료 분야도 마찬가지다. 엑스레이나 CT 영상 판독 보조부터 신약 개발, 환자 맞춤형 치료 계획 수립에 이르기까지 활용 범위가 무궁무진하다. 속편한내과 정재원 원장은 “의료진은 AI를 통해 더욱 정확하고 효율적인 진료를 제공할 수 있게 됐고, 이는 곧 환자의 건강증진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소화기내과 영역에서는 ‘AI 내시경’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AI 내시경은 딥러닝이라는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많게는 수만 건에 이르는 방대한 내시경 영상 데이터를 학습하고 용종, 염증, 초기 암 등 다양한 이상 병변의 미세한 특징을 구분하는 능력을 갖췄다. AI는 내시경 카메라가 촬영하는 영상을 실시간으로 면밀히 분석하고 병변이 의심되는 부위가 발견되면, 즉시 화면에 표시하거나 소리 등으로 신호를 보내 의사에게 알려주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위내시경과 대장내시경은 위암, 대장암 등 소화기 질환을 조기에 발견하는 가장 효과적인 검사지만 아주 작은 용종이나 초기 단계의 미세한 병변은 숙련된 의사의 눈에 쉽게 발견되지 않을 수 있다. 검사 시간이 길어지거나 여러 환자를 연속으로 검사할 경우 의사의 집중력이 저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AI 내시경을 통해 진단 정확도가 더욱 높아질 수 있게 된 것이다.
실제로 AI 내시경은 실시간으로 이상 병변을 감지해 의료진의 진단을 효과적으로 지원한다. 대한위대장내시경학회에서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AI 내시경을 활용했을 때 용종 발견율이 8.6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암으로 발전할 위험이 높은 정상 점막하 병변 탐지율도 3.42% 향상되는 등 임상적 유효성이 뚜렷하게 입증됐다. 정 원장은 “AI는 일관된 분석 능력을 제공하면서 컨디션 등에 따른 의사의 진단 편차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며 “전반적인 내시경 검사의 질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하고 상향 평준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정 원장은 AI가 어디까지나 진단을 보조하는 ‘보조 도구’임을 분명히 했다. 정 과장은 “복잡하거나 미묘한 병변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최종적인 진단 결정을 내리는 데에는 실력 있고 경험 많은 내시경 의사의 숙련된 눈과 임상적 판단 능력이 여전히 중요하다”며 “최종 판단은 의사의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이뤄진다”고 강조했다.
AI 내시경이 모든 것을 해결해 주는 완벽한 해결책은 아니지만, AI라는 든든한 조력자와 숙련된 의사의 전문성이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게 되면서 환자는 더욱 신뢰할 수 있는 표준화된 고품질 검사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정 원장은 “첨단 기술의 발전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정기적인 내시경 검진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기억해 주길 바란다”며 “AI 기술과 의료진의 노력이 조화를 이루어 국민 건강 증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