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 2025-05-07 11:00:00
열차의 동력을 수소로 쓰는 수소열차 실증 사업이 시작된다. 열차는 무궁화호의 경우 디젤로 운행되며 나머지 고속열차는 모두 전기로 움직인다. 그런데 전기를 쓰려면 궤도 위에 전차선을 설치해야 한다. 수소열차는 이 같은 전차선이 없어도 된다.
국토교통부는 수소열차 상용화를 위해 기존 노선에 수소열차를 시범 운행하는 ‘수소전기동차 실증 연구개발(R&D) 사업’에 착수한다고 7일 밝혔다.
이 사업은 2027년까지 총 321억 원이 투입된다. 정부가 200억 원, 우진산전이 98억 6000만 원, 코레일이 6억 6000만 원 등을 부담한다.
이를 통해 2022년 국가 연구개발로 확보된 수소전기동차 핵심기술이 현장 실증을 거쳐 조기 상용화될 수 있도록 추진한다.
수소열차는 용기에 저장된 수소를 연료전지에 공급해 전기를 생산하고 추진력을 얻는 미래형 친환경 열차다. 수소 자체가 동력이 되는 것은 아니고, 수소로 배터리를 충전하는 방식이다.
수소열차는 전차선을 통한 외부 전기 공급이 필요 없다. 이에 따라 전철화가 어려운 비전철 노선 지역에서도 철도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통상 일반철도(복선) 공사비는 km당 206억 원인데, 이 가운데 전철화 비용이 37억 원에 달한다.
또 수소열차는 디젤열차보다 에너지 효율이 2배 이상 높고 탄소 배출이 없다. 노후 디젤열차를 수소열차로 대체할 경우 경제적·환경적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
이러한 장점으로 세계 수소열차 시장은 연평균 25% 이상 성장해 2035년에는 264억 달러(38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각국도 시장 선점을 위해 수소열차 개발과 상용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독일은 2018년 수소열차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으며 미국·일본·중국·캐나다 등도 시험 운행을 개시하는 등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이번 실증 사업은 먼저 출력 1.2MW, 최고운행속도 시속 150km, 1회 충전 주행거리 600km 이상의 성능을 갖춘 수소전기동차 1편성(2칸)을 2027년까지 제작하고 안전성 검증을 거쳐 실증 노선에서 시범 운행한다.
또 현재 운영 중인 비전철 노선에 수소충전소와 차량 검수시설 등 수소열차 인프라를 구축하고 성능과 적합성을 검증하게 된다.
국토교통부는 5월 8일 대전 한국철도공사에서 한국철도공사,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등과 함께 실증 사업 착수보고회를 개최하고 세부 사업내용과 추진계획 등을 점검한다.
국토교통부 정의경 철도안전정책관은 “앞으로 노후 디젤열차가 수소열차로 빠르게 대체되면서 수소열차 핵심 부품과 인프라 등 전후방 연계산업이 활성화되고, 수소 모빌리티 산업 생태계 확충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