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 수요는 급증하는데 보안 요원은 부족”… 김해공항에 대형 보안 사고 터질라

지난해 보안 사고 19건이나 발생
근무 피로 누적에 보안 사고 증가
“인력 확충 등 근무 체계 개선을””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2025-05-22 16:16:55

부산 강서구 김해공항 국제선 청사 앞에 걸린 현수막. 김준현 기자 joon@ 부산 강서구 김해공항 국제선 청사 앞에 걸린 현수막. 김준현 기자 joon@

부산 강서구 김해국제공항에서 매년 보안 사고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항 안전을 책임지는 보안 요원이 과도한 근무로 피로가 누적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보안 요원들은 김해공항 이용객 급증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보안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인력 충원 등 대책 마련이 시급히 요구된다고 지적한다.

22일 전국보안방재노동조합에 따르면,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김해국제공항에서 발생한 보안 사고는 총 29건이다. 통상 승객 신분 확인 과정 소홀과 위해 물품 처리 미흡 등이 보안 사고로 분류된다.

실제 지난해 10월 김해공항에서 유효 기간이 만료된 여권을 소지하거나, 타인의 여권을 가진 승객이 신분 확인 게이트를 통과하는 보안 사고가 잇따라 일어나기도 했다.

보안 사고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2020~2023년 동안 10건에 불과했던 보안 사고가 지난해에만 19건이 발생했다. 코로나19 기간이 끝나고 외국으로 떠나는 공항 이용객이 증가하면서 보안 사고도 덩달아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는 이달까지 벌써 9건의 보안 사고가 발생했다.

이러한 보안 실패를 두고 과도한 근무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김해공항의 보안 요원은 5조 4교대로 근무를 한다. 한 명의 보안 요원이 4일을 일하고 하루를 쉬는 형태다. 1년 동안 최대 292일을 일한다.

반면 인천공항은 7조 4교대를 운영하고 있다. 4일 일하고 3일 쉬는 구조다. 다른 공항에 비해 김해공항에서 일하는 보안 요원의 근무 부담이 훨씬 큰 셈이다.

다른 직원이 휴가를 가면 그나마 있는 휴일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휴일 없이 최장 9일간 연속으로 근무를 이어가야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급증하는 공항 이용 수요에 대비하고, 현행 근무 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인력 충원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기준 김해공항 국제선 이용객 수는 900만 명을 넘겼고, 올해는 1000만 명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보안방재노동조합에 따르면, 김해공항에 보안 요원은 250명 정도다. 반면 김포공항, 제주공항에서 근무하는 보안 요원은 300명이 넘는다.

이에 전국보안방재노동조합은 최근 김해공항 국제선 청사 앞에 ‘교대제 개편 시행하라’는 내용이 적힌 현수막을 게시하며 근무 체계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한국공항보안의 모회사인 한국공항공사에 인력 충원 등을 요구한 것이다.

노조는 인력 충원 없이는 보안 사고를 줄이기는 어렵다고 주장한다. 또 한국공항공사 김해공항에 여러 차례 보안 요원 인력 증원을 요청했지만 “본사가 결정할 사항”이라며 대답을 회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국보안방재노동조합 이상훈 총괄위원장은 “벌써 수년째 이어지는 고질적인 문제임에도, 한국공항공사에서는 대화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며 “현행 체제가 유지되면 언젠가 대형 보안 사고가 터질 수 있기에 서둘러 근무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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