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강서구 병원 개설… 반면 기장군은 '의료이용 특성 취약지' 분류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2025-06-25 16:54:58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전경.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제공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전경.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제공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부산 기장군을 ‘의료이용 특성 취약지’로 분류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부산 끝자락인 강서구에는 동국대병원과 부민병원 등 종합병원이 유치되거나 건립이 잇따라 추진되는 반면, 동부산 가장자리인 기장군은 약 250병상 규모의 동남권원자력의학원에만 의존하는 상황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이 올해 초 발간한 ‘지역보건의료진단 기초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부산 농촌(기장군)은 의료이용 특성 취약지로 분류됐다. 의료이용 특성 취약지는 의료자원 수준이 전국 수준과 비슷하거나 높음에도 의료이용 특성 종합 점수가 낮은 지역으로 의료의 효율성이 떨어지는 지역을 의미한다. 전국 수준을 ‘0’으로 볼 때 기장군의 의료자원 수준은 0.97점으로 약간 높았지만, 의료이용 특성은 -12.62점으로 취약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기장군의 인구 10만 명 당 병·의원급 의료기관은 54.8개소로, 전국(73.2개소)보다 적다. 특히 종합병원 이상 의료기관은 251병상인 동남권원자력의학원 1곳에 불과하다. 인구 대비 병상 또한 부산 도시지역 대비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특히 필수나 응급의료 이용 시 타 지역 유출이 많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이 기장소방서를 통해 확보한 구급 환자 이송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와 올 1~5월 기장군 중증 응급환자의 65%는 관외 병원으로 이송됐다. 심평원의 2023년 연구에서는 기장군이 응급의료 60분 이내 도달이 불가능한 인구가 48.9%에 달해 응급의료 취약지로 분류되기도 했다.

지역에서도 기장군 유일 종합병원인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의 병상 추가 등을 통해 의료 확충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나왔다. 지난 4월 기장군의회는 보건복지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에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의 병상 추가 확충을 건의했다. 기장군은 정관신도시와 일광신도시 중심으로 인구가 늘어 현재 약 17만 5000명이 살고 있다.

그러나 지난 5월부터 시행된 부산시 병상 수급 관리계획에 따라 2027년까지 부산 전역에서 병원 신·증설이 제한된다. 부산을 3개 진료권(서부·중부·동부)으로 나눠 병상 수요와 수급을 분석했을 때 2년 뒤 2만 444병상이 넘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온 데 따른 것이다.

진료권으로 묶어 병상 수급과 수요를 분석한 결과인 만큼, 부산 양 끝단에 있어 도심과 거리가 먼 강서구와 기장군 지역의 의료 확충엔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특히 강서구에는 2027년 약 350병상 규모의 부민병원이 문을 열 예정이고 최근엔 2033년까지 500병상 규모 동국대병원이 추진되는 등 신규 대형 병원의 확충이 잇따르는 반면, 기장군에는 별다른 확충 소식이 없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이창훈 의학원장은 “최근 심뇌혈관센터를 구축해 심뇌혈관질환 응급 환자를 진료하기 시작했지만, 24시간 대응하기엔 의료진이 부족하고 현재 병상 규모로는 필수 응급 진료과를 모두 갖추기 어렵다”며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으로 지역 종합병원의 역할 수행이 더욱 중요해진 만큼, 의학원을 500병상 규모로 확대하고 필수 진료 역량을 보강한다면 지역 의료 인프라 확충에도 도움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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