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시 베이비 페스티벌] “잘 키워야 된다는 부담 줄여야” 구정회 공동 조직위원장

저출생과 육아문제 맞물려 있어
귀하게 보다 강하게 아기 키워야
좋은문화, 47년간 12만명 신생아
필수진료 책임지며 버팀목 역할

김병군 기자 gun39@busan.com 2025-06-30 18:26:25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0.75명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부산의 합계출산율은 이보다 더 낮은 0.68명이다. 도시 소멸 위기가 눈앞에 닥친 현실이 되었다. 범국가적 해결과제로 등장한 저출생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오는 9월 5~6일 해운대 벡스코 시민건강박람회 행사장에서 ‘제 1회 헬시 베이비 페스티벌’이 개최된다. 행사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헬시 베이비 페스티벌 조직위원회가 출범했고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참가자 신청을 받는다. 조직위원장으로 추대된 구정회 은성의료재단 회장을 만났다.

“인구 감소와 저출생에 대한 논의가 많았지만 백약이 무효라 걱정이 많았습니다. 지금까지는 어떻게 하면 아기를 많이 낳을 수 있을까 하는 것이 포커스였는데 이미 낳은 아이를 어떻게 잘 키울 것인가에 대한 아젠다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홀했습니다. 헬시 베이비 페스티벌을 통해 저출생 극복운동이 새로운 차원에서 진행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구정회 은성의료재단 회장(부산권의료산업협의회 공동이사장)은 아기를 낳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키워야 한다는 스트레스가 아기를 낳지 않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저출생 문제가 육아와 맞물려 있다고 강조했다.

“잘 키워야 된다는 부담감에서 오는 육아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방법을 우리 사회가 제시해 주어야 저출생 문제에 대한 돌파구를 찾을 수 있습니다. 비싼 과외를 할 수밖에 없는 사교육의 문제점 등을 비롯해서 우리 아이들을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에 대한 새로운 가이드가 제시되면 의미가 클 것입니다.”

구 회장은 ‘귀하게 키우기보다는 강하게 키워야 한다’는 육아 철학을 제시했다. 요즘 부모들이 자녀들을 과보호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아이가 군대에 입대한 후에도, 직장에 들어간 후에도 간섭하는 부모들이 있습니다. 우리 아이만 귀하다는 생각을 버리고 독립적인 존재로 키우는 것이 필요합니다. 잘 키우는 것과 귀하게 키우는 것은 다른 것입니다.”

병원 특성상 간호사 비율이 높아 아이 낳기 좋고, 아이 키우기 좋은 여건 조성에 대한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다. 그런 측면에서 국가가 앞장서 다양한 출산 육아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는데 기업들이 따라가기 힘들 정도라고 평가했다.

“국가에서 선도적으로 일-가정 양립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것은 고마운 일이나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기업의 손실도 감안해 주었으면 합니다. 의사 공급 등 대체인력을 구하는 문제와 육아시설 운영 측면에서 어려움이 많은 것이 현실입니다.”

구 회장은 저출생의 심각성을 의료현장 최일선에서 체감하고 있다. 은성의료재단의 모태가 되는 좋은문화병원은 개원 후 47년 동안 12만 명 이상의 아기를 분만했다. 그중에는 시험관아기 시술을 거쳐 태어난 1만 1000명도 포함돼 있다. 출산율이 떨어지면서 경영난으로 분만을 포기하는 병원들이 잇따르고 있지만 좋은문화병원은 지역을 대표하는 산부인과 병원으로서 지역 의료계에서 큰 버팀목이 되어주고 있다.

좋은문화병원에서 매달 신생아 600명, 인근의 일신기독병원에서 1000명이 태어나 분만건수 1, 2등을 다투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다 일신기독병원은 분만 실적이 급격히 기울었고 좋은문화병원이 1등으로 올라섰지만 현재는 매달 100~120명 수준에 머물러 있다.

“신생아 분만 파트만 놓고 보면 매년 적자 구조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만을 포기하지 않고 꾸준한 지원과 투자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산부인과 필수진료 파트를 책임지겠다는 각오로 47년간 어려움이 있어도 버티고 있으며 그것이 좋은문화병원의 자랑이고 존재 이유라고 믿고 있습니다.”

이번 페스티벌 본선 무대는 9월 5~6일 벡스코에서 헬시 베이비, 큐티 베이비 두 분야로 나눠 치러진다. 구 회장은 과거의 우량아 선발대회 형식의 행사를 개최하면서도 ‘건강한’ 아이를 뽑아보자는 취지가 마음에 들었다고 했다.

“세계보건기구의 정의에 따르면 헬시는 육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건강한 상태를 말합니다. 올해 처음 열리는 행사이니만큼 헬시의 본뜻을 잘 살려서 행사가 개최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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