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시장 직무 수행 동일 항목, 평가는 정반대 [내년 지방선거 여론조사]

지역경제 활성화·청렴한 시정 운영
긍정·부정 이유 모두 상위 항목 차지
시민 대다수 “해수부 이전 큰 도움”
보수 지지층서도 기대감 표명 눈길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2025-09-11 20:30:00

내년 지방선거를 8개월여 앞두고 부산시민 절반가량이 박형준 부산시장 직무수행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했는데, 그 이유를 살펴보면 동일한 사안에 대해서도 긍정과 부정 시각이 극명하게 갈리는 것으로 확인됐다. 가장 잘한 것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가 많은 선택을 받은 반면, 가장 못한 점에서도 ‘지역 경제 활성화’가 많은 표를 얻은 것이다. 박 시장의 청렴도 여부도 마찬가지였다. 박형준 시정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보다 호감도나 자신의 정치 이념에 따라 시정을 바라보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부산일보〉가 창간 76주년을 맞아 한국사회여론연구소를 통해 지난 7~8일 부산 지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박 시장 직무수행 평가를 실시한 결과, 긍정은 37.7%, 부정은 47.4%로 격차는 9.7%포인트(P)였다. 세부적으로는 긍정 응답 가운데 ‘매우 잘한다’가 14.1%, ‘대체로 잘한다’가 23.6%였고, 부정 응답은 ‘대체로 잘 못한다’ 18.3%, ‘매우 잘 못한다’ 29.1%였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14.8%였다.

이처럼 박 시장에 대한 부정 여론이 높은 것으로 집계된 가운데, 각 응답자들에게 이 같은 평가의 이유를 물은 조사를 살펴보면 특이한 현상이 확인된다. 박형준 시정의 긍정, 부정의 이유가 동일한 사안을 꼽는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먼저 박 시장이 잘한다고 평가한 이들 중 18.1%는 ‘청렴한 시정 운영’을 꼽았다. 이어 ‘지역 경제 활성화’가 15.9%로 뒤를 이었으며 △지역 문화 활성화 14.4% △시민과의 소통 14.2% △교통 인프라 확충 10.7% △노동, 복지 등 생활 향상 7.3% 순이었으며 그 외 7.4%, 잘 모름 11.8%였다.

그런데 잘 못한다고 답한 응답자 중 57.5%는 ‘박 시장의 지역 경제 활성화 노력이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또한 ‘시정 운영의 청렴성이 부족하다’는 대답이 13.1%로 2위에 올랐다. 이 밖에 △노동, 복지 등 생활 향상 저조 11.1% △시민과의 소통 부재 7.4% △교통 인프라 부족 2.5% △지역 문화 활성화 노력 부족 1.9% 순서로 집계됐으며 그 외 4.4% 잘 모름 2.1%로 집계됐다.

위 결과에서 알 수 있듯, 박 시장 시정에 대한 긍정·부정 평가 요인 각각의 1·2위가 모두 ‘지역 경제’와 ‘청렴도’와 관련된 것들이었다. 이처럼 같은 사안을 두고서도 긍정·부정 평가자들이 아예 다른 시선으로 이를 보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부산 시민 10명 중 7명은 연내 이전을 앞둔 해양수산부의 부산행이 해양수도로 도약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었다. 해수부 이전에 대한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72.5%는 부산의 해양수도 도약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답했으며 중앙 부처 한 곳을 이전하는 효과에 그칠 것이란 답은 14.9%에 그쳤다. 또한 큰 효과가 없으므로 이전하지 말아야 한다는 응답은 5.5%에 불과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의 핵심 공약이자 정부여당이 강하게 추진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사안임에도 보수 정당 지지층에서도 해수부 이전을 긍정적으로 보는 여론이 감지되기도 한다. 자신을 국민의힘 지지자라고 밝힌 응답자 가운데 60.0%, 개혁신당 지지자 중 65.4%가 부산에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감을 내비쳤다. 해수부 부산 이전이 내년 6월 3일 열리는 지방선거 당락을 가를 핵심 변수로 관측되는 대목이다.

한편 조사는 통신사에서 제공받은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해 무선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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