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 | 2026-10-20 10:45:28
‘제2회 부마미술제’가 지난 2일 부산 중구 민주공원 기획전시실에서 개막해 관람객이 전시장을 돌아보고 있다. 김은영 기자
박재열 작가의 '천천히, 빠르게' 설치 모습. 김은영 기자
부산민예총 시각예술위원회가 주최·주관하는 ‘제2회 부마미술제’가 지난 2일 개막해 오는 28일까지 부산 중구 민주공원 기획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다. 부마미술제는 부마민주항쟁의 역사적 의미와 민주주의를 향한 시민들의 저항·연대 정신을 동시대 미술로 조명하는 행사다.
지난해 개최된 제1회 부마미술제(‘기억하는 산’)가 부산·마산·광주 작가 20여 명이 참여해 부마항쟁의 역사적 기억을 되살리고 진보 미술운동의 결집을 알린 출발점이었다면, 올해 제2회 미술제(‘부마! 10월의 불씨, 두 도시를 넘어’)는 항쟁의 발원지인 부산과 마산을 넘어, 울산, 광주, 목포, 서울 등 전국 6개 도시로 범위를 넓히며 지역 간 연대의 폭을 크게 확장했다.
총예술감독은 내부 진통 끝에 성백 작가가 다시 맡았으며, 전시 프로그램은 타임라인 전시, 영상전, 시각예술 전시, 학술 세미나 등으로 구성된다. 참여 작가는 박건, 홍성담, 박재열, 김우성, 성백, 백보림, 이인우, 이재웅, 노경호, 이상호, 이경미, 신미란, 김병택, 장두루, 배성희, 박현효, 서수연, 조예솔, 방정아, 문서현, 박성우, 전정호, 전상보 등 23명이다. 평론으로는 김종기, 신용철, 정재운이 참여한다.
제2회 부마미술제에 출품된 박건 작가의 작품 3점. 맨 왼쪽이 2024년 12·3 내란 사태를 다룬 ‘바퀴’, 그 옆이 1979년 10월 궁정동 사건을 연출한 ‘케잌’, 그리고 1980년 광주 민주화 운동을 다룬 ‘오월촛불’이다. 김은영 기자
박건 작가의 1979년 10월 궁정동 사건을 연출한 ‘케잌’. 김은영 기자
방정아 작가의 ‘분위기 파악 못하는 박정희씨’(2005). 권력 대상을 어울리지 않는 공간에 배치함으로써 익숙한 풍경을 낯설게 만들고 권력의 존재 이유를 묻는다. 김은영 기자
방정아 작가의 ‘분위기 파악 못하는 박정희씨’(2005) 작품 부분 확대. 김은영 기자
올해 전시작 중에는 과거의 역사적 사건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현재의 현실을 질문하는 작품이 눈에 띈다. 예를 들면, 박건 작가는 1979년 10월 궁정동 사건을 연출한 폰드로잉 ‘케잌’(2026) 시작으로 1980년 광주 민주화 운동을 다룬 ‘오월촛불’, 2024년 12·3 내란 사태를 다룬 ‘바퀴’를 연결하며 부마항쟁에서 오늘날에 이르는 민주주의 항쟁의 역사적 궤적을 잇는다.
문서현 작가의 '죽창이 쏘아올린 빛, 이어지다' 설치 모습. 김은영 기자
문서현 작가의 '죽창이 쏘아올린 빛, 이어지다' 설치 모습. 김은영 기자
방정아 작가는 ‘분위기 파악 못하는 박정희씨’(2005)를 출품해 권력 대상을 어울리지 않는 공간에 배치함으로써 익숙한 풍경을 낯설게 만들고 권력의 존재 이유를 묻는다. 박현효 작가는 ‘메모리 1979’(2019)를 통해 진압경찰의 뒷모습과 잿빛 하늘로 당시의 억압적 상황과 항쟁의 기억을 압축해 제시한다. 문서현 작가는 ‘죽창이 쏘아 올린 빛, 이어지다’(2024)는 제목의 가변설치 작품에 ‘주먹밥 홀씨’를 등장시켰다. 박재열 작가는 구리로 용접한 달팽이 형상과 수백 개의 스테인리스 수저를 바닥에 설치한 작품 ‘천천히 빠르게’를 선보인다.
한편, 전시 기간 진행된 학술 세미나에서는 광주비엔날레 등 도시 단위로 기억을 공유하는 광주의 사례를 비교 분석하고, 부산 지역에서 부마의 가치를 민주주의 예술의 핵심 근거로 확장·체계화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전시는 민주공원 내 기획전시실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월요일은 휴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