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래 찾아온 치명적 불륜, 지독하고 달콤했던…

늦가을 가슴 시린 사랑 … 색깔 있는 한국영화 두 편

2010-11-18 16:13:00

'두 여자' CJ엔터테인먼트 제공

거리의 은행나무와 단풍나무는 마치 물감을 들인 듯 오가는 이들을 유혹하고 있다. 가을이 시나브로 깊어가고 있는 가운데 영화마을엔 사랑의 진한 향내가 묻어 나온다.


■ 정윤수 감독 '두 여자'
'사랑과 전쟁' 타입 정통 멜로
상반신 목욕신 등 노출 파격



· 어제까지 내 남편은 완벽했는데

정윤수 감독의 '두 여자'는 이런 분위기 속에 정통멜로를 녹여낸다. 한 남자를 놓고 다투는 두 여자의 삼각관계다. 심야에 보여주는 드라마 '사랑과 전쟁'에서 흔히 보았던 것처럼 불륜을 담고 있다. 모처럼 정통멜로의 맛을 스크린에서 보는 탓일까. 이야기의 울림이 깊고 배우들의 노출 수위가 상당하다.

일과 사랑에서 모든 것이 완벽한 산부인과 의사 소영(신은경). 그의 남편은 변함없이 아내를 사랑하는 건축가이자 대학교수인 지석(정준호). 둘은 장소불문하고 뜨겁고 행복한 결혼생활을 만끽하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소영이 남편 사무실에 갔다가 컴퓨터에서 수상한 메신저 쪽지를 발견한다. '요가공주'란 이름의 메신저를 몰래 열어보곤 남편의 외도를 의심한다. 긴 추적 끝에 남편의 여자인 요가선생 수지(심이영)를 찾아낸다. 그러곤 그녀에게 접근하지만 소영은 수지에게 복수심과 함께 동정심을 느끼며 흔들리기 시작하는데…

· 스크린과 어울리는 욕망의 결핍

'두 여자'는 그동안 영화관에서 제대로 접하기 힘들었던 정통멜로물이다. 비슷한 소재의 드라마나 영화가 많은 탓에 과연 제맛이 우러나올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비교적 괜찮다. 스크린 안에 흐르는 주인공들의 사랑과 그리움, 욕망과 결핍의 감정은 스토리와 비교적 잘 맞아떨어진다. 배경으로 흐르는 쓸쓸한 음악과도 무리 없이 뒤섞여 영화 말미에는 스산함마저 안긴다.

역시 돋보이는 건 캐릭터다. 그런데 등장하는 인물은 모두 악하지 않다. 그들은 그저 다가온 사랑에 충실하거나 존재하는 사랑을 지키고자 할 뿐이다. 매사에 '균형'을 추구하는 지석은 건전한 정신의 소유자지만 불현듯 찾아온 사랑 앞에 힘없이 굴복한다. 수지 역시 계산하지 않은 사랑을 나누고 소영도 남편의 외도에 복수심이 꿈틀대지만 수지에 대한 동정심이 생기면서 점점 혼란스러워하는데 그런 삼각구도가 적당한 균형을 이룬다.

눈오는 추운 겨울을 택해 촬영한 작품이기에 클라이맥스 역시 가슴 시리게 다가온다. 한겨울 강변 별장에서 소영이 남편의 아이를 임신한 수지에게 마취제를 몰래 넣은 차를 마시게 해 강제로 낙태시키려 한다. 하지만 뒤늦게 달려온 지석이 이를 벌컥 마신다. 그런 와중에 이젠 두 여자 중 하나의 사랑을 선택해야 했던 지석은 차가운 밤공기 속으로 뛰어들어 불륜의 막을 내린다.

· 화끈한 불륜, 파격적 노출

유부남을 둘러싼 성인 남녀의 불륜을 녹이는 드라마이기에 무엇보다 노출 수위가 높다. 영화 '나탈리'를 제외하고 최근 나온 한국 영화 중 가장 세다는 평이다. 지석과 소영, 지석과 수지의 정사 장면이 유독 많고 소영과 수지의 목욕신에선 상반신 노출은 기본이다.

배우들의 연기는 그래서일까, 과감하다. '6월의 일기' 이후 5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신은경은 아낌없이 보여준다.

코믹을 주로 해 온 정준호의 변신도 흠잡기 어렵다. 그는 두 여인과의 뜨거운 사랑을 연방 뽑아낸다. '파주'로 주목받은 심이영 역시 신은경에 못지 않은 멜로 연기를 소화해 냈다.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습니까' '아내가 결혼했다' 등 주로 사랑과 결혼에 대한 새로운 담론을 던져주었던 정윤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18일 개봉. 김호일 선임기자 tok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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