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연. SM엔터테인먼트 제공혼자서도 충분했다. 소녀시대의 태연이 홀로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내며 진한 감동을 선사했다.
태연은 14일 서울시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두 번째 단독 콘서트 '페르소나'를 열었다.
공연의 시작을 알리는 미니 1집 타이틀곡 'U R'이 흘러나오자 3천 명의 팬들은 엄청난 환호성으로 태연을 맞이했다.
태연은 웅장한 록 사운드가 돋보이는 정규 1집 수록곡 '날개', '파이어'(Fire), 미니 1집 타이틀곡 '아이'(I)를 부르며 보컬리스트로서의 진가를 발휘했다. 이 순간만큼은 아이돌 태연이 아닌 아티스트 김태연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오프닝을 마친 태연은 "오늘은 시작부터 자리에서 일어나 있는 걸 보니까 굉장히 좋다"며 팬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이어 유창한 일본어 실력으로 일본인 팬들과 소통하기도 했다. 그는 "3일째 공연을 하고 있는데, 분위기가 항상 다르다"며 "오늘은 서울 공연의 마지막 날인 만큼 마음껏 즐겨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태연. SM엔터테인먼트 제공 |
이번 콘서트는 소녀시대로 활동할 당시에는 볼 수 없었던 태연의 색다른 무대가 주를 이뤘다. 태연은 성숙한 분위기와 뛰어난 감성으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앞서 초반에 나온 곡들이 태연의 묵직한 목소리를 표현하는데 중점을 뒀다면 이후에는 퍼포먼스까지 조화를 이룬 무대가 이어졌다. 특히 'Eraser'에서 선보인 댄스는 태연의 섹시한 매력을 극대화시켰다.
록, 댄스, 발라드, 재즈까지 태연은 매 곡마다 다채로운 장르 소화력을 나타냈다. 이번 콘서트 주제 '페르소나'에 걸맞게 그의 여러 가지 '음악적 인격'이 어우러졌다.
시작한지 1시간을 넘겼을 때 태연은 처음으로 자신의 곡이 아닌 영화 '국화꽃 향기' OST 성시경의 '희재'를 불렀다.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 '쾌도 홍길동' 등의 OST에 참여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던 태연의 감미로운 목소리가 돋보였다.
그는 열곡이 넘는 노래를 불렀음에도 지치지 않는 기색을 나타냈다. 오히려 팬들의 함성을 유도하며 멈출 줄 모르는 에너지를 뿜어냈다. 공연 후반을 향해 가는 순간 나온 정규 1집 수록곡 '커버 업'(Cover up)에서는 상큼한 20대 태연의 모습이 두드러졌다.
관객들도 자리에서 일어나 분홍색 야광봉을 흔드는 등 무르익는 분위기를 즐겼다. 이어진 '핸즈 업'(Hands on Me)에서 태연은 직접 객석을 돌아다니며 팬과 하나가 됐다.
 |
태연. SM엔터테인먼트 제공 |
태연은 "바쁜 스케줄 와중에도 많은 지인이 참석해주셔서 감사하다. 일일이 말씀은 못 드리지만 어디선가 빛을 내면서 지켜봐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또 공연을 준비한 스태프, 밴드에게도 인사를 전한 후 "모두가 함께 한 공연이라서 더 기쁘고 뿌듯하다"며 마무리를 준비했다.
그는 마지막 순서로 디지털 싱글 '11:11'과 미니 2집 타이틀곡 'Why'를 연이어 불렀다. 팬들은 아쉬움을 나타내듯 태연의 이름을 외치면서 '떼창'을 불렀다. 앵콜곡으로 정규 1집 타이틀곡 'Fine'을 부른 그는 눈물을 글썽이며 벅찬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정규 1집 디럭스 에디션 수록곡 'Curtain call'이 흐르자 '소원(소녀시대 팬클럽)'은 '널 좋아한 모든 날이 좋았다'는 슬로건을 들어 올리며 멋진 풍경을 연출했다. 태연은 "나도 여러분과 함께 한 모든 날이 좋았다"고 화답했다.
어느덧 10년 차 가수가 된 태연은 이날 '페르소나'를 통해 음악과 이야기를 들려주며 앞으로도 지속될 ‘꽃길’을 기대케 했다.
김상록 기자 srkim@
< 저작권자 ⓒ 부산일보(
www.busa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