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 | 2024-05-14 14:44:16
2024 한국프로야구 KBO리그가 시즌 중반을 향해 달려가는 가운데 10개 팀의 순위표가 상위권과 하위권으로 양분되는 양상이다. 14일 오전 현재 뚜렷한 중위권 없이 1~6위와 7~10위팀이 각각 2.5게임 차로 몰려 있다. 본격적이 무더위가 시작되기 전 상위권 팀들은 격차 벌리기를 꿈꾸고, 하위권 팀들은 중위권 도약을 노린다.
야구 팬들에게 가장 관심이 가는 경기는 14~16일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주중 3연전이다. 홈팀 KIA는 지난달 9일 이후 한 달 넘게 선두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고, 원정팀 두산은 최근 거침없는 8연승을 질주 중이다.
KIA는 현재까지 투타 균형이 가장 뛰어난 팀으로 꼽힌다. 팀 타율 0.294(1위), 홈런 45개(2위), 득점권 타율 0.307(1위), OPS(출루율+장타율) 0.820(1위) 등 대부분의 타격 지표가 선두이고, 팀 평균자책점도 3.79(2위)로 최상위권이다.
최근 분위기는 KIA보다 두산이 더 좋다. 지난달 한때 8위까지 처졌던 두산은 이달 들어 LG·키움·KT를 연거푸 잡아내며 5위로 도약했다. 특히 지난주에는 팀 OPS 1.055, 평균자책점 2.67을 기록하며 6경기 전승을 거뒀다.
KBO리그 적응에 애를 먹으며 2군에 다녀오기도 한 외국인타자 헨리 라모스는 지난주 5할대 타율(0.545)로 전체 1위에 올랐다. 같은 기간 허경민(0.500), 양의지(0.476), 강승호(0.448)의 방망이도 뜨거웠다.
반면 KIA는 2승 3패로 다소 주춤했다. 김도영·최형우 등 신인부터 베테랑까지 조화를 이룬 KIA 타선은 막강 화력을 자랑하지만, 부상 탓에 지난달 28일에야 1군에 합류한 나성범이 아직 제 컨디션을 못 찾고 있다.
앞서 3월 29~31일 서울 잠실에서 열린 시즌 첫 3연전 맞대결에서는 KIA가 2승 1패로 우세했다. 이번 광주 원정에서 설욕을 노리는 두산이 4~6차전을 싹쓸이하면, 구단 역대 최다인 ‘11연승’과 타이 기록을 이룬다. 두 팀의 맞대결 결과에 따라 KIA가 독주 체제를 갖추거나 혹은 두산이 선두 경쟁에 가세해 최상위권 순위 싸움이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한편, 최하위 롯데 자이언츠는 올 시즌 첫 원정 6연전에서 반등의 계기를 마련해야 하는 입장이다. 지난 주말 사직 LG전에서 싹쓸이 패를 당하며 홈 5연전(1경기는 우천 취소)을 2승 3패로 마무리한 롯데는 14일부터 KT와 주중 3연전을 가진 뒤 두산과 주말 3연전을 치른다.
특히, ‘김태형 더비’로 불리는 두산과 맞대결이 관심사다. 부산 사직야구장에 지난달 5~7일 펼쳐진 첫 번째 맞대결에서는 롯데가 2승 1패로 우위를 가져가며 시즌 첫 위닝 시리즈를 달성했다.
이번 3연전은 잠실 원정이지만 롯데 김태형 감독 입장에서는 안방이나 다름없는 친숙한 무대다. 김 감독은 앞서 8시즌(2015∼2022년) 동안 두산 지휘봉을 잡으며 잠실구장을 홈으로 썼다.
롯데는 이달 들어 5연승을 달리며 상승세를 타는 듯하다 최근 LG전 3연패로 승패 마진이 -12(13승 1무 25패)까지 다시 떨어졌다. 지난달 12일 꼴찌로 추락한 뒤 21일 하루 9위로 올라섰을 뿐 사실상 한 달 넘도록 꼴찌권에서 헤매고 있다. 탈꼴찌를 위해선 7위 KT와 3연전을 잘 치른 뒤 두산전에서 승부를 걸어야 하는 상황이다.
김태형 감독은 반등의 조건으로 ‘타선 완전체’를 꼽는다. 현재 롯데는 외야수 김민석·황성빈, 내야수 한동희·손호영이 부상 등으로 1·2군을 오가는 탓에 완성된 라인업을 못 꾸리고 있다. 14일 KT전을 앞두고는 김민석을 2군으로 다시 내리고 황성빈과 김민성을 콜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