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 | 2024-05-15 16:11:19
“우승의 맛을 알게 해줘서 너무 고맙습니데이~”
15일 오후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만난 한 시민의 목소리는 한껏 들떠 있었다. 이날 프로농구(KBL) 부산 KCC 이지스는 2023-2024시즌 챔피언 등극을 기념하는 ‘팬 페스타’ 행사를 열었다. 무료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부산 시민 3000여 명이 발걸음을 해 선수들과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1부 행사로 KCC의 우승 기념 영상 상영에 이어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가 입장하자 관중석에서는 연신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우승 현수막이 경기장에 펼쳐진 뒤, 전창진 감독과 주장 정창영이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트로피 세리머니를 진행했다.
전 감독은 “대단한 선수들이 더 대단하신 팬들 덕분에 좋은 결과 얻었다고 생각한다. 다음엔 이곳 부산에서 우승컵을 들 수 있는 그날을 꼭 만들어보겠다”고 다짐했다.
플레이오프 MVP 허웅은 “원정이든 홈이든 항상 팬분들이 경기장을 꽉 채워주셔서 힘을 낼 수 있었다. 매년 오늘 같은 팬 미팅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고, 라건아는 “앞으로도 KCC라는 팀에 남아서, 계속 우승을 하고 싶다”는 속내를 밝혀 팬들의 환호성을 자아냈다.
2부에서는 팬과 선수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소원을 들어주는 이지스보라’ 코너에서는 팬들의 질문에 선수들이 솔직한 답변을 털어놓으며 교감했다. 팬들의 소원에 송교창 선수는 챔프전 우승 때와 마찬가지로 전창진 감독에게 암바를 걸며 다시 한 번 유쾌한 장면을 연출했다.
이밖에도 선수들과 댄스 배틀을 함께하는 등 추억을 쌓은 팬들 얼굴에는 함박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선수들은 행사가 끝난 뒤 경기장을 나서는 팬들에게 빠짐없이 하이파이브를 건네며 마지막까지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연초롱(29·부산 연제구 연산동) 씨는 “KCC 덕분에 요즘 농구에 다시 관심을 갖게 됐다”며 “부산 시민들에게 우승컵을 안겨 줘서 너무 감사하고, 내년에는 꼭 정규리그 1위까지 더해 통합우승을 달성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시즌을 앞두고 전주에서 부산으로 연고지를 옮긴 부산 KCC는 지난 5일 챔피언결정 5차전에서 수원 KT를 꺾고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챔피언에 올랐다. KBL 역대 최초로 정규리그 5위팀이 챔피언결정전에 올라 우승컵까지 거머쥐는 새 역사를 썼다. 부산 연고 프로팀이 챔피언에 오른 건 1997년 프로축구 대우 로얄즈와 프로농구 기아 엔터프라이즈 이후 27년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