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 | 2024-06-09 13:47:16
비상을 꿈꾸는 인간새들의 향연, 광안리 해변에서 펼쳐진 장대높이뛰기대회에서 우리나라 간판 진민섭(연제구청)이 뜻깊은 메달을 목에 걸었다.
진민섭은 8일 오후 부산 광안해변공원 특설경기장에서 열린 ‘2024 부산국제장대높이뛰기대회’ 남자부 경기에서 5m40을 넘어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강한 비가 쏟아지는 와중에서도 진민섭은 침착하게 경기를 펼치며 최종 시상대에 올랐다.
우승은 에지마 마사키(일본)에게 돌아갔다. 마사키는 올 시즌 자신의 최고기록보다 10cm 높은 5m50을 뛰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또 다른 경쟁자 타일러 번스(미국)는 시즌 최고기록(5m66)에 못 미친 5m30을 넘어 3위에 올랐다.
한국 신기록을 8차례나 갈아치우며 최고기록(5m80)을 보유하고 있는 진민섭은 우리나라 장대높이뛰기를 대표하는 선수다. 하지만 2022년 10월 왼쪽 무릎 부상으로 수술을 받은 뒤 긴 재활에 돌입했다. 지난달 제52회 KBS배전국육상경기대회에서 5m40으로 우승을 차지하며 부활의 신호탄을 쏜 진민섭은 고향 부산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서 동일한 기록으로 2위에 오르며 옛 위용을 점차 되찾는 분위기다. 진민섭이 부산국제장대높이뛰기대회에서 메달을 따낸 건 2019년 준우승 이후 5년 만이다.
여자부 경기에서는 올리비아 그로스(호주)가 자신의 시즌 기록과 같은 4m20을 뛰어넘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은메달은 4m10의 트리피나 휴잇(호주)에게 돌아갔다.
‘디펜딩 챔피언’ 소피 거터머스(미국)는 자신의 최고기록인 4m55에 한참 못 미친 4m00으로 3위에 그쳤다. 거터머스는 지난해 이 대회에서 4m40을 뛰어넘어 정상에 올랐다.
하루 앞서 지난 7일 열린 남자부 U20(주니어) 경기에서는 5m00을 기록한 2005년생 료타 무라코소(일본)가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미샤 반 쉐핑건(호주)이 4m80으로 2위, 즈치엔 왕(대만)은 4m70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편, 대한육상연맹이 주최하고 부산시육상연맹이 주관해 2009년 시작된 부산국제장대높이뛰기대회는 이듬해 세계육상연맹 승인을 받아 국제공인대회로 격상됐다. 올해까지 14회째 매년 개최되며 부산을 상징하는 육상 단일종목 대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올해 대회는 미국·중국·일본·카자흐스탄·호주·대만·태국 등 모두 13개국 47명의 국내외 선수들이 참가해 악천후 속에서 열띤 경쟁을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