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 2024-11-11 18:27:42
지난 8일 제주 해상에서 발생한 135금성호 침몰 사고 실종자를 찾기 위한 수색이 나흘째 이어지고 있다. 한때 기상이 호전되며 심해잠수사 투입 여부가 주목됐지만 기상 상황이 나빠져 또다시 늦춰졌다.
11일 제주지방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금성호 실종자 10명을 찾기 위한 주간 수색에는 함선 47척과 항공기 8대가 투입됐다. 해상 수색 범위도 가로 64km, 세로 28km로 넓혔고, 해안가 수색도 진행됐다. 해안가에서는 해경과 소방관, 지자체 등 총 490여 명이 투입돼 수색을 펼쳤다.
아직까지는 수색이 수중 탐색 장비인 원격조종수중로봇(ROV)에 의존하는 상황이다. 이날 해군 청해진함과 광양함에 실린 ROV가 오전 1회, 오후 2회, 야간 1회 등 모두 4차례 투입됐다.
심해잠수사를 통한 직접 수색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전날 선사인 금아수산과 계약한 민간 심해잠수사 4명과 작업에 필요한 크레인 바지선이 사고 현장 인근에 도착했다. 이날도 심해잠수사 7명이 제주에 들어왔다. 그러나 전날에 이어 이날도 심해잠수사는 수색에 들어가지 못했고, 사고 해역 인근에서 대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수색 당국은 기상 악화 때문에 투입 시기가 늦춰졌다고 밝혔다. 심해잠수사가 투입되면 선체 진입 수색이 가능해져 선체 인근 수색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인양된 실종자 시신 2구 모두 수심 약 90m 지점에 침몰한 선박 주변에서 발견된 바 있다. 다만 이날도 해상 상황이 좋지 않아 ROV가 우선 투입됐다. ROV 수색과 민간 잠수사는 충돌 우려 등으로 동시에 운용할 수가 없다.
제주지방해양경찰청 관계자는 “지금 해군 ROV가 수색 성과를 내고 있어 당분간은 ROV 수색에 집중할 예정이다”며 “상황을 보고 순차적으로 민간 잠수사 수색을 계획하고 있으나, 현재 시야 확보가 어려워 ROV도 심해 50cm 부근에서 이동하다 멈추는 등 활동 제약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색 기간이 길어지면서 골든타임을 지날수록, 수온 저하와 강한 해류가 실종자 생존 가능성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기상 악화와 수심 깊이 등을 구조 작업의 큰 변수로 꼽는다. 한국해양대 항해학부 공길영 교수는 “해경이 수색하지 못하는 남은 실종자는 선내에 있지 않을까 싶은데 현재 기상 상황이 안 좋아 잠수사 투입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기상이 악화되면 잠수 준비 과정도 길어지고 압력 차이로 잠수사 회복 기간도 느려져 수심이 깊은 선내까지 내려가기가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부산 선적 129t급 대형 선망 어선 금성호는 지난 8일 오전 4시 31분 제주 비양도 북서쪽 약 22km 해상에서 배가 기울고 있다는 신고 후 완전히 침몰했다. 이 사고로 승선원 27명(한국인 16명, 인도네시아인 11명) 가운데 15명은 인근 선박에 구조됐고 이 중 한국인 2명이 숨졌다.
나머지 12명(한국인 10명, 인도네시아인 2명)은 실종 상태였으나, 이들 중 한국인 선원 1명의 시신이 지난 9일 야간 수색에서 처음으로 발견된 데 이어 지난 10일에도 한국인 선원 시신 1구가 발견됐다. 이로써 사망자는 4명으로 늘고 실종자는 10명(한국인 8명, 인도네시아인 2명)이 됐다. 제주=변은샘·양보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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