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업계, 안전문의·예약취소 속출…정부와 공동상황반 가동

특급호텔 예약 취소·전화 문의 이어져
정부 “한국 관광지 정상 운영” 전파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2024-12-08 15:12:53


주한 영국대사관의 자국민 안전주의 당부 공지.주한영국대사관 홈페이지 캡처 주한 영국대사관의 자국민 안전주의 당부 공지.주한영국대사관 홈페이지 캡처

‘비상계엄’ 사태 이후 호텔과 여행사 등으로 안전문의가 잇따르고 무더기 취소 사태까지 나오면서 관광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계와 정부는 공동상황반을 가동하며 대응에 나서고 있다.

8일 여행·관광업계에 따르면 비상계엄 선포·해제 사태 이후 여행사와 호텔 등으로 한국 여행을 가도 되는지를 묻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의 한 특급호텔에선 계엄 사태 직후 10건 가량 예약을 취소했다.

해당 호텔 관계자는 “평소에도 취소나 연기 신청이 있었지만, 순식간에 이렇게 취소가 많이 들어온 건 계엄 사태 영향인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서울 특급호텔에선 연말 예정된 연회의 5%가량이 취소되기도 했다. 일부 일본 수학여행 단체가 방문을 취소했고 전문 여행사를 통해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던 사우디아라비아 왕자 일행도 여행을 취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계엄사태 직후 스웨덴 총리가 방한을 연기한 데 이어 미국 국방장관도 방한을 보류했고 카자흐스탄 국방장관은 방한을 취소했다.

여행업계는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해외의 시선에 온도 차가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 외무부는 주한 대사관을 통해 자국민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전쟁 중인 이스라엘 외무부도 한국 여행에 대해 “방문할 필요성을 검토해보라”고 공지했다.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여행) 여행사, OTA(온라인 여행사) 여행사 등은 “에이전시·거래처 등을 통해 여행을 가도 되는지를 묻는 문의가 많다”, “당장 여행객이 유의미하게 줄어든 상황은 아니지만 취소해야 하는지 문의 전화가 꽤 오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태국에서는 원화의 환전이 막히는 등 돌발상황도 발생했다. 온라인커뮤니티에는 태국의 한 환전소에서 ‘한국의 정치적인 상황 때문에 일시적으로 한국 돈을 받지 않는다’는 공지를 붙여놓은 사진이 번지기도 했다.

여행업계는 당장은 한국 여행 취소 사례가 많지 않지만, 시위 등이 확산할 경우 취소 사례가 늘어날 것을 우려한다.

정부는 이번 사태의 여파가 코로나19 이후 겨우 회복하기 시작한 관광산업으로 번지지 않도록 진화에 나섰다.

앞서 외교부는 주한 외국 공관에 한국의 일상생활이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다는 외교 공한(공적 서한)을 보냈고, 문화체육관광부도 관광업계에 한국 관광지가 정상 운영되고 있다는 내용 등을 각국에 전파해 달라고 요청했다.

문체부는 지난 6일에는 관광 분야 현안 대책 회의를 열고 업계의 애로사항을 수렴했다.

정부와 관광공사, 여행 관련 민간 협회·단체는 공동 상황반을 구성해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업계는 신규 예약이 많이 늘어나야 하는 시즌에 예약이 줄어들까 봐 우려하는 분위기”라며 “업계와 긴밀하게 정보를 공유해 취소 상황 등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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