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 2024-12-24 20:11:00
부산 부전역과 서울 청량리를 오가는 중앙선 KTX가 개통하면서 부산에서 강원과 충북, 경북을 오가는 교통 환경이 좋아지자 해당 지역 관광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실제 부산에서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최근 중앙선 KTX를 타고 이들 지역 스키장이나 미술관 등 문화·레저 시설을 방문하겠다는 움직임이 인다. 중장년층들도 하회마을 등 민속 마을과 여러 축제 방문 계획을 잡고 있다.
24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오는 28~29일 부산 부전역에서 출발해 경북 안동, 충북 제천과 단양, 강원도 원주 등을 오가는 KTX 열차 상당수가 이미 매진된 상태다. 지난 20일 부전역 KTX-이음이 개통하면서 경북과 충북, 강원까지 기차로 2시간~3시간 10분대 이동이 가능해지면서 비슷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코레일 부산경남본부 관계자는 “부산에서 가려면 환승이 필요했던 구간들인데 이제 그러지 않아도 된다”며 “환승 대기 시간이 없어지고 고속열차가 달려 이동 시간이 크게 단축됐다”고 밝혔다.
강원도와 충청북도 등의 관광지와 문화·레저시설 역시 부울경 주민들에게 각광을 받는 모양새다. 기존에는 부산에서 이들 지역에 가려면 차량을 이용해야 했다. 하지만 KTX-이음 개통으로 긴 시간을 들여 운전을 하지 않아도 되고, 이동시간도 줄어 시민들의 선택지가 많아졌다.
강원도 원주의 경우 미술관과 스키장, 리조트 등이 관심을 받고 있다. 세계적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뮤지엄 산’은 미술관 건물과 정원만으로도 유명한 곳이다. 부산에 사는 60대 이 모 씨는 “미술을 좋아해 가보고 싶었는데 그동안 엄두가 나지 않았다”며 “KTX 개통 소식을 듣고 날씨가 풀리면 친구와 방문하려 한다”고 밝혔다. 뮤지엄 산 운영지원실 관계자는 “시티투어버스를 타면 원주역에서 미술관까지 올 수 있다”며 “부산 등 영남권 방문객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키장과 골프장이 있는 오크밸리 리조트는 해맞이 행사, 겨울 축제, 깜짝 세일 등을 준비하며 영남권 KTX 이용객 맞이에 나섰다. 원주는 서울에서 차량으로 1시간 30분 거리여서 그동안 수도권 이용객이 많았는데, 리조트 측에서는 부산 등 영남권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충북 제천은 매년 8~9월 열린 국제음악영화제가 대표적인 축제로 꼽히고, 단양은 온달산성과 ‘태왕사신기’ 등이 탄생한 드라마 세트장 등으로 유명하다. 부산에서 오가는 국내 방문객뿐만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도 관심을 보일 수 있는 지역으로 손꼽힌다.
그동안 접근성이 낮았던 여러 지역을 손쉽게 방문할 수 있도록 교통 환경이 나아진 만큼 부산과 이들 지역 간 관광을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하회마을 같은 민속 마을이 있는 경북 안동은 국내외 관광객 등에게 색다른 매력을 지닌 관광지로 부상할 수 있단 기대가 크다. 그동안 경주와 함께 부산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이 많았다면, 안동과 부산을 연계해 관광 선택지를 늘릴 수 있는 셈이다.
부산관광공사 관계자는 “안동 하회마을을 오가기 수월해지면 부산을 찾는 관광객도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며 “아직 직접적인 업무 협의는 시작하지 않았지만, 안동이나 원주 등과 연계한 상품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