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KCC 허웅·라렌, 살아나야 ‘6강 PO’ 갈 수 있다

부상병동 오명에 리그 7위 그쳐
상위권 고사하고 꼴찌 추락 걱정
송교창·최준용 부상 공백 길어져
해결사 허웅, 주포 본능 되찾아야
높이 보강 라렌, 시너지 효과 기대
25일 1위 SK전 후반기 도약 발판

김진성 기자 paperk@busan.com 2025-01-23 17:52:48

부산 KCC의 에이스이자 해결사인 허웅의 활약 여부에 따라 후반기 팀의 운명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KBL 제공 부산 KCC의 에이스이자 해결사인 허웅의 활약 여부에 따라 후반기 팀의 운명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KBL 제공

프로농구 부산 KCC의 최근 또 다른 이름은 ‘부상병동’이다. 그만큼 부상 선수들이 많다는 이야기다. 특히 주전 핵심 자원들이 줄줄이 부상으로 코트를 이탈하면서 전력 누수가 심각하다.

팀 내 핵심 포워드인 최준용과 송교창은 부상 탓에 올 시즌 2라운드가 시작된 지난해 11월 27일에야 겨우 복귀했다. 하지만 송교창은 2경기 만에 무릎 연골 부상으로 쓰러지면서 후반기를 맞은 현재까지 코트에 나서질 못하고 있다.

최준용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최준용은 지난달 29일 서울 SK전을 마친 후 발바닥 통증 악화로 또다시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최소 3주 정도 재활을 거쳐야 한다는 소견이 나왔고, 지난 19일 열린 올스타전에도 불참했다.

설상가상으로 공격 핵심인 ‘에이스’ 허웅마저 종아리 근육 파열로 재활과 출전을 반복하고, 식스맨의 중심이던 정창영도 무릎 부상의 여파로 제 기량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국대급 완전체’는 고사하고, 선수 구성도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오죽하면 부산 KCC 전창진 감독이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출전 명단을 짜는 것도 쉽지 않다”고 하소연 할 정도다.

후반기를 앞둔 22일 현재 KCC는 12승 17패로 리그 7위에 머물러 있다. 6강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한 6위 원주 DB(15승 16패)에 2경기 차로 뒤지고 있고, 8위 서울 삼성(11승 19패)에는 1.5경기 차로 쫓기고 있다. 디펜딩챔피언으로서의 위용 추락은 물론 올 시즌 선두권에 나설 것이란 전문가들의 예측을 완전히 빗나가게 했다.

후반기를 맞아 KCC는 반전을 꾀하고 있다. 반전의 중심에 허웅과 캐디 라렌이 있다. 팀 내에서 허웅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허웅이 부상으로 빠진 경기는 대부분 패했다. 그만큼 허웅은 공수에서 경기를 조율하고 주도권을 잡아나가는데 핵심 선수다. 허웅은 올 시즌 22경기에 나서 경기당 27분여를 뛰며 14.5득점 3.5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특히 3점슛은 경기당 2.4개로 이 부문 리그 전체 2위에 올라 있고, 득점 15위, 어시스트 18위를 기록하고 있다. 부상 여파가 남아 있는 데도 팀 내 에이스로서 제 역할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KCC는 캐디 라렌이 높이를 앞세워 공수에서 맹활약을 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BL 제공 KCC는 캐디 라렌이 높이를 앞세워 공수에서 맹활약을 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BL 제공

전창진 감독은 “허웅에게 경기에 나서라는 말을 할 수 없는 상황인데도 자신이 출전하겠다고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허웅이 있는 경기과 없는 경기는 확연하게 차이가 나기 때문에 만류하기도 쉽지 않다”고 말할 정도다.

허웅에게도 과제가 있다. 부상 여파로 출전과 휴식을 반복하다 보니 그만큼 집중력과 경기력이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다. 지난 13일 서울 삼성전에서 허웅은 여러 차례 턴오스를 범하면서 경기 흐름을 상대에게 넘겨줬다. 주도권을 갖지 못하다 보니 경기 내내 끌려 다녔고, 답답한 흐름이 이어져 결국 패했다. KCC 선수로는 유일하게 올스타전에 출전한 허웅이 부상 여파에서 얼마나 벗어나느냐에 후반기 KCC의 운명이 달려있다.

허웅과 함께 주목 받고 있는 선수는 캐디 라렌이다. 라렌은 팀 내 ‘1옵션’인 디온테 버튼을 정관장에 내주고 데리고 외국인 선수다. 버튼이 과도한 개인 플레이로 여러 차례 잡음을 일으킨 것은 맞지만, NBA 출신의 수준급 면모를 보여주며 준 건 사실이다. KCC로서는 이번 맞트레이드가 승부수나 마찬가지였다.

KCC가 라렌을 데려온 것은 ‘높이’ 때문이다. 국내 선수들 중 높이를 자랑하는 송교창과 최준용이 부상으로 전력 이탈하면서 KCC의 높이는 급격히 낮아졌다. 올 시즌을 앞두고 높이가 낮은 버튼을 데려온 것도 송교창과 최준용이 받쳐 준다고 여겼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들의 부상 악재로 KCC는 높이를 보강할 수 밖에 없었고 라렌을 데려와야만 했다. 무엇보다 농구는 높이의 경기이다. 전 감독은 라렌을 영입하기 전 “높이가 되지 않으니 수비도 공격도 아무 것도 되지 않는다”라는 푸념을 늘어놓기도 했다.

라렌의 영입은 일단 성공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라렌은 현재 평균 득점 13.6으로 리그 전체 20위에 머물고 있지만, 리바운드에서는 경기당 10.4개로 6위에 올라 있다. 폭발력은 떨어지지만 높이에서 밀리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라렌은 지난 21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동아시아 슈퍼리그(EASL) 뉴타이베이 킹스(대만)와의 경기에서 31점 13리바운드로 선전하는 등 최근 컨디션도 좋다. 무엇보다 골밑을 홀로 버티며 고군분투한 이승현의 부담을 상당부분 들어줄 수 있는 등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문제는 조직력이다. 라렌은 버튼과는 전혀 다른 스타일의 농구를 하고 있어 손발을 맞추는 게 중요하다. 라렌이 팀에 합류하고 난 이후 KCC의 조직력을 보면 예전에 비해 상당히 떨어져 있다는 평가가 있기 때문이다.

KCC는 25일 리그 선두인 서울 SK를 상대로 후반기를 시작한다.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허웅과 라렌이 살아난다면 후반기 KCC도 살아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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