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문화진흥, 부산 시민 목소리에 귀를 열다

■2025 ‘문화 경청’ 킥오프 회의 가 보니
‘지역문화진흥 시행계획’ 수립 위해
시민워킹그룹 5개 주제별 의견 모아
“부산 문화정책 수립에 밑거름 되길”
향후 ‘전문가 경청’ 등 6월까지 진행

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 2025-03-23 14:36:55

제3차(2025~2030년) 지역문화진흥 시행계획 수립을 위한 ‘문화경청 시민워킹그룹 킥오프(Kick Off) 회의’가 지난 20일 오후 부산 영도구 스페이스 원지에서 열리고 있다. 김은영 기자 제3차(2025~2030년) 지역문화진흥 시행계획 수립을 위한 ‘문화경청 시민워킹그룹 킥오프(Kick Off) 회의’가 지난 20일 오후 부산 영도구 스페이스 원지에서 열리고 있다. 김은영 기자

제3차(2025~2030년) 지역문화진흥 시행계획 수립을 앞두고 부산시가 시민과 예술계 의견 수렴에 나섰다. 17개 시도 중에선 부산이 가장 먼저 착수했다.

‘문화경청 시민워킹그룹 킥오프(Kick Off) 회의’가 열린 지난 20일 오후 부산 영도구 스페이스 원지에는 문화 정책에 관심 있는 50명의 시민 워킹 그룹 외에도 부산연구원(BDI), 부산문화재단, 전문가, 시민 등 70여 명이 함께했다.

이준승 행정부시장은 “문화 인프라는 시에서 만들 수 있지만, 어떻게 채워 나갈 것인가는 시민들 아이디어로, 시민들 눈높이에 맞춰야 할 것”이라면서 시민워킹그룹을 만든 이유를 직접 설명했다. 시는 5월까지 7~10회 정도 ‘문화경청 투어’를 가진 뒤 6월엔 결과를 정리하고, 6~7월엔 종합계획 수립과 예산을 반영한 뒤 하반기에는 사업별 시행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시민워킹그룹은 이날 5개 주제별로 토의를 진행하고, 토론 결과를 다 같이 공유했다. 5개 주제는 △내가 바라는 문화시설(퍼실리테이터 박혜림·부산대 공공정책학과 박사과정) △글로벌 문화 허브도시 부산 미래(김소현·부산국제춤마켓 사무국장) △창작 지원 인력 양성(이지숙·극단 ‘배우, 관객, 그리고 공간’ 프로듀서) △문화 격차 해소와 생활문화(송교성·문화예술 플랜비 대표) △민관 협력 지원 기관 역할(정면·와타가타 아트 네트워크 대표) 등이다.

‘제3차 부산시 지역문화진흥 시행계획 수립 연구 추진 방향’에 대해 설명한 BDI 김민경 연구위원은 △지역 고유 자원을 활용한 지역문화 특성화 △전문 인력 양성과 지속가능한 활동 지원 방안 마련 △생활문화와 문화예술교육 활성화 △문화 격차 해소와 접근성 강화 △지역문화정책 실행을 위한 지원 체계 개선 방안 논의는 필수라고 강조했다.

제1주제 '내가 바라는 문화시설' 시민워킹그룹 토의 모습. 김은영 기자 제1주제 '내가 바라는 문화시설' 시민워킹그룹 토의 모습. 김은영 기자

그룹별 토론에선 귀담아들어야 할 유의미한 지적도 많이 나왔다. 예를 들면, ‘내가 바라는 문화시설’에선 주차 등 노후 시설 개선이 필요하다, 부산시 문화 플랫폼인 ‘다봄’ 접근성이 떨어져 불편하다 외에도 부산만의 특색 있는 문화시설과 콘텐츠를 바라는 시민 요구와 기초문화재단이나 문화회관이 있는 지역의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의견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제2주제 '글로벌 문화 허브도시 부산 미래' 시민워킹그룹 토의 모습. 김은영 기자 제2주제 '글로벌 문화 허브도시 부산 미래' 시민워킹그룹 토의 모습. 김은영 기자

‘글로벌 문화 허브 도시 부산 미래’ 관련해선, 글로벌 문화 도시라고 했을 때 부산을 떠올리는 데는 미흡해 선택과 집중, 홍보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 그룹도 부산의 정체성을 잘 살린 전략이 필요할 거라는 지적과 함께 계절별 콘텐츠와 지속성이 부족해 단발로 그치고 있는 점을 언급하고, 큰 공연장뿐 아니라 작은 공연장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제3주제 '글로벌 문화 허브도시 부산 미래' 시민워킹그룹 토의 모습. 김은영 기자 제3주제 '글로벌 문화 허브도시 부산 미래' 시민워킹그룹 토의 모습. 김은영 기자

‘창작 지원 인력 양성’ 분야 참여자는 부산이 자연과 도시가 잘 어우러져 예술을 하기 좋은 도시인 데다 다양한 문화공간과 지원 사업이 있는데도 신진, 청년, 중견 예술가 등 단계적인 지원과 작품 홍보가 잘 안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4주제인 '문화 격차 해소와 생활문화' 시민워킹그룹 토의 모습. 김은영 기자 제4주제인 '문화 격차 해소와 생활문화' 시민워킹그룹 토의 모습. 김은영 기자

‘문화 격차 해소와 생활문화’ 그룹에선 생활문화는 공기와 같은 것으로 시설이 없다기보다는 잘 활용되지 않는 점을 안타까워했다. 또한 생활문화 콘텐츠 지원과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에 적극 나서고, ‘15분 도시’ 지도나 동백전 앱을 통한 안내도 방법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제5주제인 '민관 협력 지원 기관 역할' 시민워킹그룹 토의 모습. 김은영 기자 제5주제인 '민관 협력 지원 기관 역할' 시민워킹그룹 토의 모습. 김은영 기자

‘민관 협력 지원 기관 역할’에 대해서도 시민들은 “예술가들의 지원에 대한 효능감을 느끼고 싶다”, “문화재단의 정책과 지원 사업이 그들만의 리그로 느껴질 때가 있다” “문화소비자 입장도 고려해 달라” 등의 의견을 냈다.

마무리 발언에 나선 조유장 문화국장은 “시로선 가슴 아픈 이야기도 있고 놓친 부분도 있었다. 단순한 의견 교환을 넘어서 부산이 나아갈 문화정책의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밑거름이 되기 바란다”며 지속적인 관심과 협력을 당부했다.

한편 이날 시민워킹그룹 토의를 지켜본 한 전문가는 “시민 입장에서 무엇을 해 달라는 일방적 요구가 거세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의외로 부산의 특색과 정체성을 고민하고, 강화해야 한다고 언급한 그룹이 많아서 깜짝 놀랐다”면서 “시민들의 관심과 열정을 제대로 반영한 부산만의 지역문화진흥 시행계획이 수립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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