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선고 장면, 초중고에 생중계” 김석준 교육감 첫 행보

3일 취임 ‘시청 권고’ 지시
부산 지역 모든 일선 학교 대상
“헌법·민주주의 되새길 기회”
교육정책 재정비 신호탄 해석도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2025-04-03 18:24:04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이 3일 오전 부산시교육청 대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교육청 직원들의 박수를 받으며 입장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이 3일 오전 부산시교육청 대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교육청 직원들의 박수를 받으며 입장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이 취임 첫 행보로 부산 모든 초중고등학교에 4일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선고 생중계 시청을 권고하는 공문을 보내도록 지시했다. 하윤수 전 부산시교육감이 역점 추진한 늘봄학교와 체인지 사업도 대대적인 손질이 예고되며 ‘전임 지우기’에 본격 착수한 모양새다.


3일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취임한 김 교육감은 확대간부회의에서 “부산 지역 학교에 헌재 선고 생중계를 시청하도록 권고하라”고 지시했다. 대상은 부산 지역의 모든 초중고등학교다. ‘의무’가 아닌 ‘권고’이기 때문에, 실제 시청 결정 여부는 각 학교 자율에 맡겨진다. 다만, 새 교육감의 첫 지시라는 상징성이 큰 만큼 대부분 학교가 이를 따를 것으로 보인다.

진보 성향 교육감을 둔 대부분 시도교육청이 이와 유사한 공문을 해당 지역 학교에 발송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부산을 포함해 광주·경남·세종·전남·울산·인천·충남·전북교육청이 해당된다. 다만 서울시교육청은 진보 성향의 정근식 교육감이 이끌고 있지만, 별도 공문은 보내지 않고 학교 자율에 맡기기로 했다.

김 교육감은 “헌재 선고는 헌법과 민주주의를 돌아보게 하는 역사적인 장면”이라며 “학생들에게 학습 자료로서 매우 유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헌재는 4일 오전 11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를 내릴 예정이며, 선고는 전국 방송사에서 생중계된다.

이와 관련 교육부는 3일 오후 전국 시도교육청에 공문을 발송해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 심판 생중계 시청 안내가 교육의 중립성을 해치거나 공직선거법을 위반하지 않도록 관리해달라"고 당부했다.

지역 교육계에선 이를 3년 만에 복귀한 진보 교육감의 교육청 정책 변화 ‘신호탄’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진보 성향의 김 교육감은 2014년부터 2022년까지 8년간 부산시교육감을 지냈다. 2022년 지방선거에서 3선에 도전했지만 보수 단일 후보인 하윤수 전 교육감에게 패배했다. 이후 이번 재선거에 당선되며 3년 만에 교육감 자리에 복귀했다.

보수 성향의 전임 교육감이 추진한 주요 정책들은 전면 재정비될 전망이다. 김 교육감은 취임사에서 “기존의 권위주의적 행정과 보여주기식 사업은 철저히 점검해 바꾸겠다”며 하 전 교육감의 정책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늘봄학교, 체인지 같은 정책도 일부 성과는 있었지만 학교 현장과 충분히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여러 어려움이 있었다”며 “바로잡을 건 바로잡고, 보완할 건 보완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교육감은 취임식에서 교육 불평등 해소부터 AI 시대 대비, 민주시민교육 강화까지 새 교육 비전을 폭넓게 제시했다. 그는 “부모 찬스를 뛰어넘는 ‘공교육 찬스’를 만들겠다”며 △문해력 진단 시스템 개발 △인터넷 강의 수강료 및 통학비 지원 △사립유치원 교육비 전면 지원 등을 약속했다. 초등 입학준비금 지원, 중고교 무상교육 확대, 외국인학교 중식비 지원 등 보편적 교육복지 확대 방안도 내놨다.

AI 시대에 대응한 교육체계 전환도 강하게 밀어붙이겠다는 입장이다. “AI 인재를 부산에서 키워내겠다”며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도입과 AI 전문 교육기관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탄핵 정국과 맞물려 민주시민교육 강화도 선언했다. 과거 추진했던 ‘임시정부 대장정’, ‘독립 역사 탐방’ 같은 프로그램 재개를 예고했다.

김 교육감은 내년 지방선거를 통한 ‘4선 도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열어뒀다. 3일 오전 부산시교육청 중앙회관 앞 기자회견에서 출마 의향을 묻는 말에 “일단 1년을 제대로 일한 뒤 고민해 보겠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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