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 2025-04-03 20:03:00
부산 반얀트리 화재로 인한 삼정기업 기업회생 신청 여파가 가시기도 전에 금양 상장폐지 위기라는 악재가 더해져 BNK금융그룹이 손실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금양 대출 관련 충당금을 올 1분기 실적에 반영키로 한 데 더해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발표까지 되면서 지난 1월 말 1만 2000원대였던 BNK금융지주의 주가는 3일 9800원대까지 떨어졌다. 주가가 1만 원 밑으로 떨어진 건 올 들어 처음이다.
이날 오후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BNK금융지주의 주가는 9860원에 마감했다. 이후 애프터마켓 거래가 이뤄지는 넥스트레이드(NXT)에서도 이날 오후 5시 20분 기준 9840원에 거래되고 있다. 연이은 악재로 지난 1월 31일 1만 2160원이던 주가가 두 달 만에 19%가량이 빠진 것이다.
이날 주가는 미 상호 관세 발표에 더해 반얀트리 리조트 사고 여파와 금양의 거래 정지, 상장폐지 위기로 BNK금융의 충당금 적립 부담이 올 1분기 손실로 반영될 가능성이 커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 따르면 BNK금융의 금양에 대한 익스포저는 시설자금대출 1200억 원, 운전자금대출 80억 원, 유산스 등 무역 관련 외화대출 200억 원 등 총 1480억 원으로 추산된다. 금양 관련 추가 충당금은 250억 내외로 예상되며 1분기 실적에 반영될 예정이다.
BNK금융은 삼정기업·삼정이앤씨에 지원한 일반 대출 잔액이 2024년 말 기준 1476억 원으로 반얀트리 리조트 시행사인 루펜티스 PF대출 550억 원을 포함하면 총 2026억 원이라고 밝혔다. BNK금융은 지난달 7일 삼정기업 대출과 관련해 지난해 1061억 원의 충당금을 전입했고 이로 인해 지난해 BNK금융의 당기순이익은 재결산을 통해 8027억 원에서 7285억 원으로 수정된 바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달 21일 지역을 대표하는 이차전지 기업 금양까지 상장폐지 위기에 몰리면서 BNK금융의 손실 부담이 더 커진 것이다. 금양은 지난달 21일 감사 보고서를 제출하면서 외부 감사인으로부터 ‘의견 거절’을 받았다고 공시했다. 외부 감사인인 한울회계법인은 의견 거절 이유로 “계속 기업으로서 그 존속 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제기할 만한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거래소는 이에 따라 금양의 상장 폐지 실질 심사 절차에 착수했고, 금양은 오는 11일까지 이의신청을 할 것으로 보이지만 주식 거래는 정지된 상태다.
6주간 BNK금융그룹을 대상으로 정기 감사를 벌이고 있는 금융감독원도 임직원을 대상으로 금양 주식 소유 여부를 파악하고 나서는 등 감독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거점 기업들의 잇따른 위기로 연체율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BNK금융의 연체율은 지난해 말 기준 0.94%다. 이는 1년 전 0.6% 대비 0.34%포인트 높아진 수치로, 국내 1금융권 연체율 0.53%에 비해서도 꽤 높은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가 충당금은 일회성 요인으로 인한 것인 만큼 BNK금융의 펀더멘털은 흔들리지 않았다는 의견이 증권가에선 우세하다.
BNK금융그룹 관계자는 “이날 주가 하락은 미 상호 관세의 영향이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금양 관련은 심사부에서 관리하고 있고 금양 측과 접촉하며 경영 정상화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양 주주들 입장에서는 BNK금융그룹이나 부산시의 적극적인 지원을 바라고 있다. 지난달 31일 열린 금양 주주총회에서는 이차전지 산업의 중요성과 지역에 미치는 여파를 고려했을 때 부산시와 지역은행이 적극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시 또한 지원 방안을 적극 찾아나서는 등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