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우 기자 leo@busan.com | 2025-04-01 17:44:54
롯데 자이언츠의 타격 부진이 심각하다. 시범경기부터 처지더니 정규시즌 들어서도 나아질 기미가 없다. 투수진이 두텁지 않은 상황에서 타선마저 장기 침체할 경우 성적을 내기 쉽지 않다는 우려가 나온다.
롯데는 2025 프로야구 정규시즌 8경기를 치른 1일 현재 258타수 54안타, 팀타율 0.209를 기록 중이다. 팀타율 1위 키움 히어로즈(293타수 92안타, 팀타율 0.314)에 1할 이상 처지는 기록이다. 10개 팀 가운데 팀타율 최하위 한화 이글스(249타수 42안타, 팀타율 0.169)에만 간신히 앞섰다.
롯데 타격 지표를 살펴보면 팀타율만 나쁜 게 아니다. 사사구를 더한 출루율은 0.287로 두산 베어스(0.283), 한화(0.258)에만 앞서 겨우 8위다. 키움의 팀타율보다 낮은 수치다. 팀타율, 출루율이 저조한 데다 득점권타율마저 낮다. 고작 0.205로 KT 위즈(0.200)에만 앞서 9위다.
홈런은 고작 2개로 KIA 타이거즈(13개), 삼성(12개), LG 트윈스(11개) 등에 밀려 두산 베어스와 함께 꼴찌인 공동 9위다. 팀타율 최하위인 한화(4개)보다 적다.
팀타율, 출루율, 득점권타율이 모두 낮고 홈런도 못 치다 보니 점수를 뽑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롯데의 8경기 총 득점은 17점, 경기당 2.125점에 불과하다. 10개 팀 최하위다. 득점 1위 삼성 라이온즈(65점)보다 총 득점이 48점이나 적다.
타율이 낮고 홈런도 적으니 총 루타수도 적다. 롯데는 총 69루타를 기록해 한화와 함께 꼴찌인 공동 9위로 처졌다. 1위인 삼성, KIA(137루타)의 절반에 불과하다.
롯데가 타격 지표 중 유일하게 1위를 기록한 것은 희생번트다. 8경기에서 7개나 기록해 LG, SSG 랜더스(6개)를 제치고 순위표 가장 상단에 올랐다. 1점이라도 뽑으려고 희생번트를 많이 시도했지만 안타가 안 터지니 번번이 득점에 실패했다는 이야기다.
안타가 안 터지면 뛰는 야구라도 해야 하는데 그것마저도 여의치 않다. 롯데가 8경기에서 기록한 도루는 고작 3개로 공동 8위다. 1위 한화(10개), 2위 LG(7개)를 보면 부러울 뿐이다.
롯데의 타격 부진은 시범경기 때 이미 예견됐다. 당시 8경기 타율은 고작 0.237로 8위에 머물렀다. 총 득점은 17점으로 꼴찌, 홈런은 3개로 공동 8위였다.
문제는 타격 부진이 1번부터 9번까지 전 타선에 걸친 집단 슬럼프라는 사실이다. 하다못해 한두 명이라도 잘 치면 그걸 전환의 기회로 삼을 수 있을 텐도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지난달 30일 KT전 타순을 기준으로 볼 때 롯데 선수들의 타율은 전준우 0.214, 손호영 0.194, 나승엽 0.226, 레이예스 0.194, 윤동희 0.136, 정보근 0.263이다.
타선의 중심을 잡아줘야 할 지난해 최다안타 1위 레이예스는 깊은 수렁에 빠져 헤어날 줄 모른다. 지난해 타율 0.353, 득점권 타율 0.395였지만 올해는 타율은 물론 득점권타율(0.167)도 바닥이다.
롯데 김태형 감독은 얼마나 답답한지 2018년 이래 7년간 1번 타자를 거의 맡아본 적이 없는 39세 노장 전준우를 30~31일 이틀 연속 1번 타자 자리에 배치했다. 그는 20대 때에는 한 시즌에 20개 이상 도루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2013년(19개) 이후로는 10개 고지에 단 한 번도 오르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