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 | 2025-05-16 23:13:02
자타공인 부산을 대표하는 ‘팀 에이치(TEAM H)’가 올해 처음 선보인 ‘부산 대표 선발전’에서 1등을 차지했다.
1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열린 2025 부산스텝업댄스페스티벌 첫째 날 경선 ‘부산 대표 선발전’은 모두 9개 팀이 경합을 펼쳐 팀 에이치가 최고 영예를 안았다.
2020년 창단한 팀 에이치는 리더 김수민을 비롯해 송지현, 장지현, 강소연, 박시현, 강민주 등 모두 2003~2004년생 6명으로 구성됐다. 부산스텝업댄스페스티벌 이름을 사용하기 전인 첫해 2023년 부산 댄스 페스티벌에서 ‘댄스 퍼포먼스 월드 챔피언십’ 부문 준우승에 오르기도 했다.
심사는 가수 장우영(2PM), 가수 겸 뮤지컬배우 세븐, K팝 안무가 최영준이 맡았다. 장우영은 “춤을 사랑하고 무대가 좋아서 밤낮 설레는 많은 사람들을 위한, 그런 그들과 함께 모두 하나 될 수 있는 훌륭한 축제였다. 이런 자리에 함께할 수 있었던 건 큰 영광”이라고 말했다. 세븐은 “함께해서 즐거웠고 젊은 친구들의 열정과 댄스 실력에 감동을 받았다.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영준은 “무대 위나 무대 아래나 한마음으로 춤을 즐기는 모습에 감동했다. 부산은 특히나 오래전부터 춤에 대해 많이 열려 있고 발전적이라 생각했는데 오늘 또다시 직접 느끼고 배워가는 것 같다. 댄서들 파이팅!!”이라고 외쳤다.
부산스텝업댄스페스티벌 첫째 날 행사는 이날 개막식을 겸해 오후 6시 30분부터 시작됐다.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1000여 명의 관객이 행사장을 찾아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MC 박경림이 개막식 사회를 맡았고, 쇼 뮤지컬 ‘드림하이’팀이 무대에 올라 특별 오프닝 공연을 선보이며 현장 열기를 끌어올렸다. ‘드림하이’의 주인공 세븐과 최영준은 토크쇼도 함께했다.
특히 데뷔 23년 차를 맞은 세븐과 다국적 보이 그룹 ‘세븐틴’의 안무 담당이면서 K팝 안무가 중에서도 톱 오브 톱(Top of Top)인 최영준은 이날 30여 분에 걸친 토크쇼에서 진지한 춤 이야기를 나눠 박수갈채를 받았다.
마이클 잭슨의 춤을 보며 대여섯 살 때부터 춤추기 시작했다는 세븐은 당시 잭슨 춤을 따라하기 위해 레이저디스크(LD)를 몇 번이고 돌려봤던 추억을 꺼냈다. 그러면서 뮤지컬 ‘드림하이’의 주인공 송삼동 역을 맡으면서 그때 추억이 스쳐 지나가 마음이 뜨거워지는 경험을 했다고 털어놨다. ‘드림하이’에서도 마이클 잭슨 퍼포먼스를 볼 수 있다고 함께 자리한 ‘드림하이’ 안무감독 최영준이 귀띔했다.
최영준은 서태지와 아이들을 비롯해 HOT, 룰라, 젝스키스 등으로 이어지는 K팝 전성시대를 거치면서 ‘도대체 저 아티스트들 안무는 누가 만든 걸까’ 궁금증이 생겼고, 이후 댄서와 안무가라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게 돼 그때부터 안무가를 꿈꾸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처음엔 좋아하는 마음이 전부였어요. 그러다 좋아하니까 잘하고 싶고, 연습하게 되고, 잘하게 되고, 결국에는 안무가까지 도달한 게 아닌가 싶어요.”
세븐도 그렇고, 최영준 안무가 역시 좋아하는 일을 하다가 최고의 자리에 오른 점이 비슷했다. K퍼포먼스의 중심이 되는 두 사람이기에 남다른 사명감은 없었을까 질문이 나왔다. 세븐은 “10대 후반에 데뷔해 어느덧 데뷔 23년 차인데 오늘까지도 춤과 노래를 계속하고 있다는 게 너무나 행복하고 감격적”이라면서 “몸과 목이 허락하는 날까지 오래오래 길게 하고 싶다”고 밝혔다. 최영준은 “K팝 안무가로 활동하다 이번에 뮤지컬 공연을 올렸고, 앞으로, 춤으로 가능한 그 어떤 것이든지 도전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슬럼프를 극복하는 비결도 물었다. 그러자 의외로 세븐은 “연습생 시절에는 하루 8시간 내지 10시간을 춤추며 보내서 열정으로 버텼지만, 매일 똑같은 일을 반복하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가 없었다면 거짓말일 것”이라면서도 “데뷔 이후에는 그런 일이 거의 없었고, 새 곡을 준비하거나 만드는 일에 앞서 준비하는 작업이 너무나 즐거웠다”고 말했다. 최영준은 “오히려 잘하고자 하는 욕심이 크다 보니 슬럼프에도 빠지게 되더라”고 말한 뒤 “너무나 많은 슬럼프를 겪으면서 나름 내린 결론은, 슬럼프는 나뿐 아니라 누구나 겪을 수 있고, 감기 같은 거였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최영준은 “슬럼프를 대단하게 생각하지 말고, 감기처럼 가볍게 넘길 것”을 주문했다.
객석에서도 질문이 쏟아졌다. 미국에서 왔다는 한 관객은 “이렇게 오랫동안 춤을 춰 왔는데 뭐가 아직도 어렵냐?”고 질문했고, 울산에서 온 관객은 “연습할 때 어디에 중점을 둬야 좀 더 효율적인가?” 조언을 구했으며, 부산의 관객은 “춤 전공자가 아닌 초보자가 춤을 잘 출 수 있는 비결”을 묻기도 했다.
이에 대해서도 세븐은 “안무가가 아닌 퍼포머다 보니, 주어진 안무를 표현하는 게 어렵고, 그 느낌을 살리기 위해 노력한다”고 대답하면서도 “계속해서 바뀌는 춤 스타일과 유행, 즉 힙한 트렌드를 쫓아가려면 꾸준히 쉬지 않고 연습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영준은 좀 더 큰 틀에서 “춤을 좋아하는 사람이 춤으로 먹고살기 위해서는 K팝에만 매달리지 말고, 여러 장르를 가까이 접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추천했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자기가 좋아하고, 즐겁고 재밌는 일을 해야 오래 할 수 있으며, 연습 때부터 최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잠도 잘 자고, 설탕이나 밀가루 같은 건 피하면서 기본 세팅을 잘하는 것도 아주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부산시가 주최하고,(사)청년문화진흥협회·부산일보사·영화의전당이 공동 주관하는 2025 부산스텝업댄스페스티벌은 16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18일까지 계속된다. 17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주니어 퍼포먼스 챔피언십’이 같은 장소에서 열리고, 이날 오후 4시부터 오후 9시까지는 ‘월드 스트리트 1:1 배틀’(개인전)이, 다음 날인 18일 오후 5시부터 8시까지는 하이라이트 ‘댄스 퍼포먼스 월드 챔피언십’(팀별)이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