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 2025-07-06 15:32:10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이번 주 첫 회의를 열고 공식 출범한다. 안철수 의원이 위원장을 맡은 혁신위가 대선 패배의 후유증을 수습하고, 내년 지방선거를 대비한 쇄신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6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7일 비상대책위원회 의결을 통해 혁신위원 인선을 마무리하고 이르면 오는 9일 첫 회의를 열 계획이다. 혁신위는 안 의원을 포함해 7명 안팎으로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 당은 혁신위원 인선을 중도·수도권·청년 세대(‘중·수·청’) 중심으로 구성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어떤 인물이 참여하느냐에 따라 혁신안의 강도와 방향이 달라질 수 있어 주목된다.
안 의원은 임명 직후 “보수 정치를 오염시킨 고름과 종기를 적출하겠다”며 강한 개혁 의지를 밝혔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국민의힘은 지금 사망 선고 직전의 코마(의식불명) 상태”라며 “과거의 잘못을 철저히 반성하고, 냉정히 평가하겠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혁신위 출범 이후 매주 하나씩 과제를 발표하고, 곧바로 추진 절차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혁신위 산하에는 대선 백서 태스크포스(TF)를 두고, 이달 말까지 백서를 공개할 계획이다. 백서 TF는 외부 전문가가 주도하고, 대선 참패 원인과 당 쇄신 방향을 집중적으로 분석한다.
당 내부에선 12·3 비상계엄,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정국과 대선 패배 이후 굳어진 당내 구조를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친윤(윤석열)계와 친한(한동훈)계 간 갈등을 정리하고, 당 쇄신의 방향을 명확히 제시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안 의원은 당내에선 비주류로 분류되지만, 주요 현안에서는 친한계와 유사한 입장을 보여왔다. 이때문에 당내 일각에서는 친윤계를 향한 견제성 발언도 나오는 분위기다. 우재준 의원은 중진 의원의 총선 불출마를, 박정훈 의원은 친윤계 2선 후퇴론을 공개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현 지도부에 영남 중진이 다수 포함돼 있어, 안 의원도 혁신안을 추진하면서 현실적 타협을 고려할 가능성이 높다. 2023년 인요한 혁신위가 중진 불출마를 권고했지만, 김기현 전 대표가 이를 수용하지 않아 흐지부지된 전례도 있다.
오는 8월로 예상되는 전당대회 일정도 변수다. 전대가 시작되면 당내 관심이 새 지도부 선출로 옮겨가면서, 혁신위 활동의 동력이 약해질 수 있다. 새 지도부가 혁신안에 어떤 입장을 취할지도 불확실하다.
혁신위 운영 방식도 관심사다. 안 의원은 매주 안건을 발표하고 즉시 추진하겠다는 구상이지만, 당 지도부는 논의와 발표는 주 단위로 진행하되, 실행 여부는 비대위나 차기 지도부가 일괄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혁신위 결론을 수용할 주체가 새 지도부가 될 가능성이 큰 만큼, 차기 당대표가 누구로 결정될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차기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4일 열린 한 강연에서 “당의 투쟁력과 응집력을 강화해 국민이 믿을 수 있는 정당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의힘을 개혁하겠다. 당이 위축될 때 침묵하지 않고 말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혁신 논의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