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화랑 ‘행복한 그림전’ 12일 개막… ‘착한’ 가격에 그림 구매 어때요?

8월 20일까지 맥화랑 연례 기획전
올해 19회째, 200만 원 이하 판매
청년·중견·원로 작가 등 74명 참여
갤러리 조이도 ‘실속’ 기획전 첫 시도

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 2025-07-13 13:48:44

박진성, 풍선, 2025. 맥화랑 제공 박진성, 풍선, 2025. 맥화랑 제공
이두원 작품, 2025. 맥화랑 제공 이두원 작품, 2025. 맥화랑 제공
강혜은, Line-piece 2531, 2025. 맥화랑 제공 강혜은, Line-piece 2531, 2025. 맥화랑 제공

어느새 19년째라고 했다. 부산 해운대구 달맞이언덕 끝자락에 자리한 맥화랑이 여는 연례 기획전 ‘10-200, 행복한 그림전’ 이야기다. ‘미술품 소장의 대중화’와 ‘갤러리 문턱 낮추기’를 내걸고 매년 여름 개최해 온 맥화랑의 열아홉 번째 ‘행복한 그림전’이 지난 12일 개막해 8월 20일까지 계속된다.

올해도 신진, 청년, 중견, 원로, 작고 작가에 이르기까지 74명의 작가가 작품을 보내왔다. 회화, 조각, 사진, 판화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 200여 점을 200만 원 이하의 가격으로 선보인다. 김정원 큐레이터는 “화랑은 ‘잘 팔리는’ 작가만을 찾는 것이 아니라 시장에 알려지지 않은, 원석과 같은 작가를 끊임없이 발굴해 전시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면서 “이 전시는 그런 점에서 작가에게도, 컬렉터에게도, 갤러리에게도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방정아, 봄의 울퉁불퉁 1-17, 2024. 맥화랑 제공 방정아, 봄의 울퉁불퉁 1-17, 2024. 맥화랑 제공
성태진, 시발택시 Sibal-Taxi, 2025. 맥화랑 제공 성태진, 시발택시 Sibal-Taxi, 2025. 맥화랑 제공

2007년 첫 전시 때 참여했던 청년 작가는 어느덧 중견 작가가 되었다. 학생 때 전시를 보러온 젊은 작가는 이제 어엿한 전업 작가가 되어 전시에 참여한다. 참여 작가가 또 다른 좋은 작가를 소개하면서 전시는 점점 커졌다. 컬렉터도 성장 중이다. 부모 손에 이끌려서 그림을 보러 온 꼬마가 미대생이 되어 다시 찾는가 하면, 적금을 모아 작품을 구매하는 이도 생겨나고, 생애 첫 컬렉션을 하게 됐다며 행복한 표정으로 작품을 안고 돌아서는 모습도 만날 수 있다.

한때 미술 열기가 절정으로 치달았을 때는 ‘행복한 그림전’에 조금이라도 일찍 입장하려는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그러던 미술 시장이 최근 2~3년 새 불황에 빠져들면서 한창때의 열기는 식은 듯하지만, 중·저가의 작품 거래는 되레 활발해진 경향도 없지 않아서 ‘행복한 그림전’에 거는 기대가 크다. 실제 지난 11일 개막 전날 맥화랑에 들렀을 때 서울에서 왔다는 관람객은 전시장을 돌아본 뒤 구매 의사를 보이기도 했지만, 갤러리 측에선 12일 개막일에 다시 올 것을 요청했다.

감민경, 0시의 땅(zero o’clock)_01, 2024. 맥화랑 제공 감민경, 0시의 땅(zero o’clock)_01, 2024. 맥화랑 제공
김은주, 그려보다, 2024. 맥화랑 제공 김은주, 그려보다, 2024. 맥화랑 제공
맥화랑 ‘행복한 그림전’ 참여 작가 명단. 맥화랑 제공 맥화랑 ‘행복한 그림전’ 참여 작가 명단. 맥화랑 제공

올해 참여 작가는 작고한 김점선·노은님, 부산의 원로 조각가 김정명, 2021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의 방정아, 2022 부산비엔날레 참여를 통해 예술계의 주목을 받은 감민경, 40년 가까운 시간을 연필 하나로 작업하며 국립현대미술관, 부산·광주시립미술관 등에서 전시한 김은주, 2023 영국 런던 사치갤러리 개인전과 2024 부산비엔날레, 2025 미국 뉴욕 ACA 갤러리 초대 개인전까지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는 이두원을 비롯해 중견 작가 강혜은·김섭·신철·신홍직·안윤모·유명균·조현서, 청년 작가 김현수·박영환·박진성·최례·태우·허문희 등이다.

신홍직, 일출, 2025. 맥화랑 제공 신홍직, 일출, 2025. 맥화랑 제공
조현서, Spring, 2023. 맥화랑 제공 조현서, Spring, 2023. 맥화랑 제공

장영호 대표는 “2007년 맥화랑 개관 당시 일회성 전시로 기획했는데, 미술 애호가들의 큰 호응과 지속적인 관심, 작가들의 기꺼운 동참 속에 지금껏 이어지며 명실상부한 맥화랑의 연례 기획 전시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사실 70여 명에 달하는 작가에게 일일이 연락하고, 작품을 건네받아 전시하고, 사후 정산에 이르기까지 여타 개인전보다 손이 많이 가는 편이다. 한정된 공간에 많은 수가 걸리다 보니 한 점 한 점 빛을 봐야 할 작품이 촘촘하게 걸리게 되어 아쉬운 마음도 있단다.

그런데도 이 기획전을 그만두지 못하는 이유는 “200여 점의 작품이 숲처럼 펼쳐진 전시장에서 관람객은 부담 없는 마음으로 작품을 감상하고, 서로의 취향과 감상을 나누며, 고심 끝에 한 작품이라도 소장하게 되면, 일상에서 예술을 경험하고 즐길 수 있게 되는 행복을 누리는 모습을 보는 게 너무나 좋기 때문”이란다. 맥화랑 문의 051-722-2201.

권현경, midday, 2025. 갤러리 조이 제공 권현경, midday, 2025. 갤러리 조이 제공
조나라, anomalisa, 2024. 갤러리 조이 제공 조나라, anomalisa, 2024. 갤러리 조이 제공
최창임, LOVE-heart fluttering, 2025. 갤러리 조이 제공 최창임, LOVE-heart fluttering, 2025. 갤러리 조이 제공
임승현, in to the tree, 2023. 갤러리 조이 제공 임승현, in to the tree, 2023. 갤러리 조이 제공

한편 달맞이언덕 초입에 위치한 갤러리 조이도 올해 처음으로 실속 있는 가격으로 예술 작품을 소장할 수 있는 특별 기획전 ‘서머 어포더블’(Summer Affordable)을 지난 11일 시작했다. 현재 13명의 작가가 함께하고 있으며, 8월 29일까지 계속 작품을 교체한다. 20만~120만 원 소품과 판화, 조각, 도자 등 70~80여 점이 전시되고 있으며, 판매가 성사되면 작품은 곧바로 가져갈 수 있다. 갤러리조이 최영미 대표는 “맥화랑은 이 기획전이 자리를 잡은 것 같다”며 “우리는 올해부터 시작해 매년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참여 작가는 임승현, 신철, 김왕주, 홍경표, 조나라, 권현경, 서동진, 홍찬효, 홍민수, 정춘표, 최창임, 이혜형, 김성연 등이다. 갤러리조이 문의 051-746-5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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