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창훈 기자 jch@busan.com | 2025-09-14 16:16:33
한미 관세 협상의 후속 협의를 위해 미국을 방문했던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4일 귀국했다. 김 장관은 이번에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과 만나 한국의 대미 투자 관련 세부 내용 등을 조율했으나 최종 합의에 도달하지는 못했다.
이날 새벽 인천공항에 도착한 김 장관은 공항 입국장을 빠져나오면서 협상 성과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양자 간 협의가 진행 중인 상황”이라며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 앞서 김 장관은 지난 12일(현지 시간) 뉴욕 모처에서 러트닉 상무장관과 만나 한국이 약속한 총 3500억 달러(약 486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의 구조, 방법, 이익 배분 방식 등 세부 내용 등을 놓고 합의 도출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양측은 회담 종료 후에도 관련 내용을 일체 밝히지 않고 있어 이견이 여전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관련, 한국은 기업 부담이 큰 직접 투자 비중을 최대한 낮추고 보증으로 이를 채우길 원하지만, 미국은 직접 투자 비중을 높이라고 압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 이익 배분도 미국은 투자금 회수 전까지 수익은 절반으로 나누되, 투자금 회수 후에는 수익의 90%를 미국이 가져가는 ‘일본 모델’을 내세우고 있지만, 한국은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장관은 러트닉 장관이 일본 모델 수용을 요구했느냐는 질문에 대해 “일본 모델이라기보다는 어차피 관세 패키지가 있는 상태”라며 즉답을 피했다.
김 장관은 또 미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의 한국인 근로자 등 330명이 체포·구금됐던 사건과 관련해 재차 우려를 표하고, 한국 기업들이 안정적으로 미국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비자 문제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김 장관의 방미 결과와 관련, “지금의 협상은 하나의 정해진 목표를 두고 함께 다가가는 협상이 아니라, 서로 새로운 조건을 제시하며 최적의 균형을 맞춰가는 협상”이라며 “한미가 서로의 영점을 맞춰가는 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