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 2025-09-14 19:06:03
부산국제영화제(BIFF)는 지난 30년간 아시아 영화의 신인 발굴 무대이자, 세계적 거장과 스타들이 찾는 축제로 성장했다. 부산 중구 남포동에서 시작한 작은 영화제가 해운대구 센텀시티 영화의전당까지 확장하는 동안, BIFF 레드카펫은 수많은 영화인의 발자취로 채워졌다. 우리나라에선 봉준호, 박찬욱, 이창동, 김지운 감독 등이 신작을 들고 부산을 방문해 국제적 주목을 받았다.
세계 영화 거장들의 발걸음도 이어졌다. 지금까지 일본의 구로사와 기요시, 홍콩의 허안화 감독, 이란의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프랑스의 올리비에 아사야스 등이 부산을 찾아 자리를 빛냈다.
특히 2019년 열린 제24회 BIFF 땐 할리우드 배우 티모시 샬라메가 영화 ‘더 킹: 헨리 5세’를 들고 영화제를 찾았을 땐 어느 때보다 뜨거운 환호를 받았다.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은 그가 등장한 순간 함성으로 가득 찼고, 행사장 밖에서도 팬들이 이름을 외치는 등 BIFF 사상 가장 열띤 레드카펫 중 하나로 기록됐다. 당시 샬라메는 부산의 한 통닭집에서 시민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는가 하면, 해동용궁사를 찾은 모습이 포착돼 주목을 받기도 했다. 기자회견에선 “한국에 와보고 싶었다”며 “제 생애 최고의 프라이드 치킨을 먹었다”고 말해 화제가 됐다.
BIFF는 아시아와 세계 유명 배우들이 관객과 직접 만나는 무대이기도 했다. 홍콩의 양조위와 장만옥, 일본의 와타나베 켄과 마츠시게 유타카, 대만의 계륜미 등이 부산을 찾아 팬들과 교류했다. 특히 2022년 제27회에서 양조위는 아시아영화인상을 수상하며 “부산 관객들의 환호는 홍콩에서도 느껴보지 못한 경험”이라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그는 기자간담회에선 송강호·전도연과의 협업 의사를 밝혀 눈길을 끌었다.
30주년을 맞은 올해 영화제에선 다시 한번 세계적 거장과 스타들을 만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정지영, 박찬욱, 봉준호, 이창동, 김지운 감독 등이 참석한다. 대만의 실비아 창과 일본의 사카구치 켄타로, 마츠무라 호쿠토, 니노미야 카즈나리, 오구리 슌, 오카다 준이치가 무대를 빛낸다.
유럽에서는 마르코 벨로키오 감독과 프랑스 배우 줄리엣 비노쉬, 미국에서는 마이클 만 감독이 부산을 찾는다. 거장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 할리우드 배우 밀라 요보비치도 부산행을 확정해 관심을 받는다. 지난해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아노라’의 션 베이커 감독과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매기 강 감독, 대만 배우 허광한, 홍콩 배우 안젤라 유엔 등도 올해 BIFF에 함께한다.
우리나라 배우로는 이병헌, 손예진, 김유정이, 일본 배우로는 니노미야 카즈나리가 ‘액터스 하우스’ 무대에 올라 연기에 대한 철학과 작품 이야기를 풀어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