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 2025-11-28 11:51:09
2023년 11월 부산 해운대구청사 외벽에 걸려있던 엑스포 응원 현수막이 철거되는 모습. 연합뉴스
부산시가 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유치 백서를 공개하면서 2040월드엑스포 재도전은 시민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부산시는 28일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활동 백서'를 정부와 공동으로 발간했다고 밝혔다. 백서에는 2014년부터 2023년까지 10년간 정부와 시, 민간이 함께 활동한 전 과정와 유치 활동에서 얻은 성과와 실패 요인 등을 담았다.
시는 지난해 3월 전문업체 용역을 시작해 그해 연말 백서를 발간할 예정이었지만, 지난해 9월 산업통상자원부, 외교부 등 관계 부처가 백서 제작에 참여하게 되고, 이후 계엄과 조기 대선을 거치면서 발간이 지연됐다고 설명했다.
박형준 시장은 "정부와 우리 시가 공동으로 제작하는 공식 기록물인 만큼 정확성과 공신력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했다. 중대한 국가적 사안 등으로 발간이 다소 지연된 점에 대해 시민 여러분의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백서 발간 전 2040월드엑스포 재도전 논의가 먼저 불거진 것에 대해 "기획·논의 단계의 일이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갑작스레 시민들께 알려져 송구스럽다"며 "시는 세계박람회 재도전 논의에 관해 재도전 여부 판단보다 정책 결정 과정이 먼저라는 입장으로, 향후 공청회·토론회 등 공식적인 시민 의견 수렴 절차를 충분히 거쳐 재도전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앞서 부산시가 경남·전남과 함께 2040월드엑스포 공동 유치를 추진한다는 사실이 공개되면서 시민사회에서는 2030월드엑스포 유치 실패 원인에 대한 반성이나 공론화 과정 없이 일방적으로 재도전을 공식화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3개 시도의 공동 유치 추진은 지난 3일 박완수 경남도지사가 확대간부회의에서 언급하면서 공개됐다. 이에 부산시는 시가 행정통합을 추진 중인 경남에 공동 유치를 제안했고, 경남이 전남에 건의하면서 실무 협의를 앞둔 단계라고 해명했다.
이준승 시 행정부시장은 이날 백서 발간 브리핑에서 "3개 시도의 공동 유치 논의는 아이디어가 제안됐고, 실무진들이 가능성을 검토하는 단계"라며 "앞선 시민 여론조사에서 월드엑스포 재도전에 대한 찬성 의견이 60% 이상으로 나타났지만, 최종 재도전 여부는 시도민 의견을 먼저 물은 다음 단독 또는 공동 등 유치 방식을 결정하고, 국가사업으로 결정하는 순서로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백서는 총 309쪽으로, 유치 기획 및 추진 경과, 조직체계, 국제박람회기구(BIE) 공식 절차 이행, 유치 교섭 및 홍보 활동, 총평 및 시사점 등으로 구성됐다.
총평에서는 유치 활동에서 대한민국과 부산이 얻은 유·무형의 성과들이 적지 않았지만, 경쟁국인 사우디아라비아보다 늦은 유치 교섭 활동과 회원국에 대한 타깃형 해외 홍보 부족, 실수요 대비 부족한 예산 등으로 회원국 지지를 확보하는 데 필요한 전략과 자원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시는 백서 책자 500부를 다음 달부터 정부, 국회, 시의회, 전국 지자체, 도서관 등 주요 공공기관과 관계기관에 배포한다. 시와 국가기록원 누리집에서 PDF 파일로도 볼 수 있다.
박 시장은 "백서가 단순한 기록물을 떠나서 대한민국과 부산의 미래를 설계하는 중요 자산이 될 수 있길 기대하며 향후 유사 업무의 지침서로 널리 활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