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 2025-11-30 18:20:02
민간 부문의 발주가 급감하면서 지난 10월 부산의 건설 수주액이 전년 대비 76%나 줄었다. 건설업 수익률은 10년 내 최저치인 0%대를 기록할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
30일 동남지방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0월 부산의 건설 수주액은 2828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 1744억 원) 대비 75.9%나 급감했다.
공공 부문 발주는 지난해 10월 802억 원에서 올해 10월 1930억 원으로 140.6% 증가했다. 하지만 건설 수주액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민간 부문 발주가 지난해 1조 772억 원에서 올해 898억 원으로 91.7%나 감소했다. 건축과 토목 분야를 나눠서 봤을 때는 건축 분야의 감소(-89.8%)가 눈에 띄었다.
실정이 이렇다 보니 건설업의 이익률은 평균 0%대를 기록할 정도로 상황이 나쁘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건정연)이 발간한 ‘2024년 건설외감기업 경영실적 및 한계기업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외부 회계감사를 받는 건설 외감기업의 순이익률은 0.8%를 기록했다.
순이익률이 0%대로 떨어진 것은 2015년 이후 처음이다. 특히 종합건설업의 평균 순이익률이 2023년 0.5%에서 2024년 -0.2%로 적자 전환했고, 중견기업은 같은 기간 0.0%에서 -0.4%로 하락하며 부진이 두드러졌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이자보상배율 1 미만 기업 비중은 2023년 43.7%에서 2024년 44.2%로 커졌고, 이런 상황이 3년 연속 이어진 한계기업은 22.6%에 달했다.
2024년 기준 건설업 내 한계기업은 473개 업체로 집계됐다. 규모별로는 대기업 8곳(1.7%), 중견기업 59곳(12.5%), 중소기업 406곳(85.8%)등으로 중소기업 비중이 컸다.
지역별 한계기업 비중은 영남이 27.4%로 가장 높았다. 2023년과 비교하면 강원·제주는 11.9%포인트(P), 경기·인천은 3.6%P 상승했다. 건설업 수익성 악화와 부실 증가의 주된 요인으로는 높은 공사 원가와 고금리가 꼽혔다.
코로나 대유행 이후 상승한 공사 원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며, 기준금리 하락과 외감기업 부채비율 감소에도 이자비용은 전년 대비 18.4% 증가해 수익률 악화로 이어졌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김태준 건정연 신성장전략연구실장은 “건설업계의 부실 증가로 하도급업체 대금 지급 분쟁, 근로자 임금 체불과 건설 일자리 감소 등 연쇄적 피해가 커지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며 “단기적으로는 건설업계에 유동성을 지원하고 적정 공사 원가를 반영한 공공사업을 조기 추진해야 하며, 중장기적으로는 기술 중심의 산업 체질 개선과 해외 진출을 통한 시장 다각화로 건설경기 침체를 극복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