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30일 강원 춘천시청 인근에서 열린 민생회복 법치수호 국민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12·3 계엄 1년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사분오열되고 있다. 당내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과 절연하고 계엄에 대해 사과를 해야 한다는 주장과 여권의 내란 심판 프레임에 갇히면 안된다는 목소리가 맞서면서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당 지도부 차원의 입장문 수위를 두고 여전히 정리되지 않은 모습이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30일 강원 춘천에서 열린 '민생회복 법치수호 국민대회'에서 "이재명과 민주당이 5년 임기를 다 채우면 대한민국은 돌이킬 수 없는 수렁에 빠지고 민생과 경제는 회복 불능 상태에 빠질 것"이라며 사과나 반성보다 현 정부 비판에 무게를 뒀다. 전날에도 "(우리는) 갈라지고 흩어져서, 계엄도, 탄핵도 막지 못했고 이재명 정권의 탄생도 막지 못했다. 이제는 하나로 뭉쳐야 한다"며 단일대오를 강조했다.
현 시점에 계엄 사태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는 것 자체가 국민의힘을 내란당으로 공격하는 민주당의 정치적 프레임에 말려드는 것이라는 게 장 대표의 인식이다.
그러나 당내 일각에서는 계엄 사태에 대한 분명한 사과 메시지와 함께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천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호남 출신의 양향자 최고위원은 전날 장 대표가 참석한 당 국민대회 행사에서 '불법 계엄 방치에 대한 반성'을 언급하고 이에 대해 항의하는 지지자들을 향해 "이런 모습 때문에 우리 국민이 국민의힘에 신뢰를 안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 소장파 의원들도 지도부가 사과 입장을 내지 않으면 개별적으로 사과하겠다면서 집단행동 가능성을 시사한 상태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계엄 1년을 맞는 3일 특별담화를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