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 2026-01-20 16:18:51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국내 최대 해운 기업인 HMM의 본사 부산 이전을 직접 점검하며 또다시 ‘부산 챙기기’에 나섰다. 이 대통령은 “설득해서 부산으로 옮길만한 국내 해운선사 목록을 다 뽑아보기도 했다”며 부산 민심을 한층 겨냥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전재수 장관이 열심히 하셨던 것 같다”며 해운 대기업 두 곳의 본사 부산 이전을 이끈 전 전 장관의 성과를 치하하기도 해 그 발언 배경에 이목이 집중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중 해수부 보고에서 HMM 본사 부산 이전 현황을 점검했다. 이 대통령은 김성범 해수부 차관에게 “HMM은 언제 (본사를 부산으로) 옮긴다고 하냐”고 물었다. HMM 본사 부산 이전은 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하다. 이 대통령의 HMM 본사 부산 이전 언급은 최근 해수부가 부산 임시청사에 안정적으로 안착하면서 해양수산 기업의 ‘부산 집적화’에 본격적으로 탄력을 붙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차관은 이 대통령에 “지금 노사 협의 중”이라며 “노조 측의 반발이 조금 있는 상황”이라고 보고했다. 이 대통령은 “경영진이 경영 결정을 아직 못 한 건가”라고 물었고, 김 차관은 “오는 3월과 4월에 이사회와 주주총회가 열린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이에 “설득해서 부산으로 옮길만한 게 있나 하고 국내 해운선사 목록을 다 뽑아봤다”고 말하며 ‘부산 이전 현황을 직접 챙기고 있다’는 메시지를 강조했다. 김 차관은 “(본사 부산 이전에 대해) 해운업계란 논의를 더 해보려고 한다”며 “몇 개 큰 기업이 갔으니 클러스터를 해보자, 해운업계랑 ‘빅딜’하는 방안을 구상해보겠다”고 말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다시 “구상을 그려보면 좋을 것 같다”며 “(해운기업들이) 수도권에 있어봐야…”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이 대통령의 HMM 부산 이전 현황 점검은 6·3 지방선거를 겨냥한 행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 대통령이 추진한 해수부 이전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해운 기업 본사를 부산으로 끌어들여 부산 민심을 더욱 굳혀나가겠다는 것이다. 최근 부산·울산·경남(PK) 지역에서 이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도가 상승세인 것으로 나타난 만큼, 이 대통령이 부산 민심에 더욱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전 전 장관을 언급하며 그의 성과를 치켜세우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전재수 장관이 열심히 하셨던 거 같다. 그때 민간 해운 선사 큰 거 두 개 옮기기로 했다”며 “부산으로 옮길만한 게 있나 보는데, 큰 거는 다 부산으로 가버린 거 같더라”라고 말했다.
이는 앞서 전 전 장관이 해수부 장관으로 있던 지난해 12월, SK해운과 에이치라인해운이 본사를 부산으로 이전하겠다고 발표한 것을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 기업의 본사 부산 이전 배경엔 전 전 장관의 물밑 노력이 핵심 역할을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전 전 장관은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으로 장관직에서 사퇴했지만, 여전히 각종 여론조사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드러내며 여권의 유력한 부산시장 후보로 꼽히고 있다.
이 대통령이 전 전 장관의 성과를 직접 언급한 것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온다. 해수부를 비롯한 해운기업 부산 이전은 부산 민심을 견인할 여권의 핵심 카드 중 하나이다. 이 대통령이 실질 성과인 해운기업 두 곳 본사 부산 이전의 ‘공’을 전 전 장관에게 돌리면서 최근 침묵을 깨고 여론전에 나선 전 전 장관에게 한층 힘이 실리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