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구에 이슬람풍 정원?… “이국적” 기대 vs “종교 거점” 우려

부산시-우즈벡 사마르칸트시
에코델타시티에 우호 정원 추진
주민 “이슬람 교도 성지될라…”
시 “주민 수용하게 신중히 조성”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2026-01-26 18:22:06

부산시청 전경. 부산일보DB 부산시청 전경. 부산일보DB

부산 강서구에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시를 상징하는 정원이 추진되며 논란이 인다. 국제도시를 지향하는 부산에 이슬람풍의 아름다운 정원이 들어선다는 환영 의견과, 우즈베키스탄 주요 종교인 이슬람을 상징하는 시설물이 들어서 종교 거점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맞선다. 부산시는 현행법에 따라 공원 부지에는 종교 시설이 들어갈 수 없다고 해명했다.

26일 부산시에 따르면 부산시는 강서구 에코델타시티 3-2공구에 ‘부산시-사마르칸트시 우호 상징정원’ 조성을 추진 중이다. 이번 사업은 2023년 8월 체결된 우호협력도시 협정 이후 양 도시가 2024년 11월 상호 친선 관계 증진을 위해 각 도시에 상대 도시를 상징하는 정원을 조성하기로 협의하면서 추진됐다.

부산시는 정원 부지를 제공하고 사마르칸트시가 정원 설계를 맡는다. 사마르칸트시에도 부산을 상징하는 정원이 조성될 예정이다. 부산시는 지난해 정원 부지의 지형도를 사마르칸트시에 제공한 상태로 올해 중으로 공사가 시작될 전망이다. 부지 면적은 1만㎡로 총사업비는 17억 원이다. 사마르칸트시가 부산시에 제시한 정원 디자인은 크게 3가지로 파악됐다. 기둥 3~4개가 일렬로 서 있어 정원 입구를 알리는 ‘열주’와 기하학 문양을 보여주는 바닥 타일, 우즈베키스탄의 식재와 분수 등이다.

시에 따르면 해외 도시와 협약으로 부산에 상대 도시를 상징하는 정원이 조성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4년 부산시민공원 개장을 앞두고 일본 후쿠오카, 중국 상하이 등 부산 자매도시의 정원이 만들어진 적은 있으나, 정식 협약에 따른 사업은 아니었고 규모도 작았다.

양국의 우호를 다지는 정원이지만 에코델타시티 일대 주민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국제도시에 걸맞은 이색적인 정원이 조성될 것이라는 기대와 더불어 화려하고 예술적인 이슬람 양식이 기대된다는 의견이 나온다.

반면 일부 주민들은 이슬람 종교를 상징하는 시설물도 들어서 서부산에 거주하는 이슬람 교도가 정원을 주로 이용할 수 있어 종교 거점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또한 정원 조성에 주민 의견이 반영됐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에 대해 부산시에 민원도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강서구 주민 박 모 씨는 “라마단 행사가 열리는 김해처럼 정원이 경남이나 서부산에 거주하는 이슬람 교도들의 성지처럼 될 수 있다”며 “정원 조성이 그런 빌미를 주는 것 같아 걱정된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법적으로 공원 부지에는 어떠한 종교 시설도 지어질 수 없다고 해명했다. 주민들이 가장 우려하는 ‘종교적 기능’이 개입될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또한 사마르칸트시가 정원 설계를 담당하는 것과 별개로 우리나라 정서에 맞는 정원이 될 수 있도록 현재 조율 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시 공원도시과 관계자는 “부산의 단조로운 공원을 이번처럼 다채로운 국제적 정원으로 바꾸고 늘릴 계획”이라며 “다만 주민들이 받아들일 수 있게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이번 사마르칸트시 정원도 이국적인 요소가 있는 정원으로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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