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빈 기자 bysue@busan.com | 2026-06-23 19:30:00
서울시가 최근 도시철도 무임승차 연령을 70세로 상향 조정하는 대신 버스 요금 지원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은 도시철도 부산역이 이용객들로 붐비는 모습. 김종진 기자 kjj1761@
서울시가 도시철도 무임승차 연령을 65세에서 70세로 올리는 대신 버스 요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하면서 부산에도 노인 무임승차 제도 개편 논의에 불이 붙을지 관심이 쏠린다. 부산은 전국 광역시 가운데 무임승차 비중이 가장 높아 재정 부담도 큰 상황이다. 부산시와 전재수 시장 당선인 측은 연령 상향을 당장 검토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23일 부산교통공사(이하 공사)에 따르면 만 65세 이상 부산 도시철도 무임승차 승객 연인원수는 △2023년 1억 19만 3000명 △2024년 1억 757만 명 △2025년 1억 1141만 2000명으로 증가 추세다. 같은 기간 전체 승객에서 무임승차 승객이 차지하는 비율도 33%, 34.1%, 35%로 점차 늘었다.
공사는 전국 6개 특별·광역시 교통공사 가운데 전체 승객에서 무임승객이 차지하는 비율이 가장 높다. 지난해 전국 6개 교통공사 무임승객 비율 평균은 약 26.4%로, 부산의 75.4% 수준에 그친다. 무임승객 비율이 가장 낮은 서울교통공사의 경우 지난해 그 비율이 17.5%로, 부산의 절반밖에 되지 않았다.
부산 도시철도 무임승객이 증가하면서 그로 인한 운임 수입 손실 금액(무임손실액)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부산교통공사 무임손실액은 2020년 1045억 원에서 지난해 1854억 원으로 5년 만에 77.4%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무임손실액이 순수 적자액(당기순손실)의 86.5%를 차지했다.
만 65세 이상 무임승객으로 인한 손실은 전국 7개 교통공사가 공통적으로 겪는 문제다. 이에 서울시는 노인 대중교통 복지 정책 손보기에 나섰다. 기존 65세인 도시철도 무임승차 연령을 70세로 높이는 대신, 이를 통해 절감되는 비용을 활용해 70세 이상 시민에게 월 15회 미만으로 버스 요금을 면제해 주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서울시는 추후 관련 공청회를 열고 다양한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
대한노인회 서울특별시연합회도 재정 지속 가능성을 고려해 무임승차 연령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필요성에 공감했다. 이들은 서울시에 보낸 공문을 통해 “70세 이상 어르신의 버스 요금 면제안이 제안됨을 환영하며, 조속한 추진을 요청한다”며 “우리나라의 대부분 65∼70세 어르신은 경제 활동과 사회 참여가 활발하고, 일본은 70∼75세부터 무임수송을 적용하고 있어 무임 적용 연령 현실화에 동감한다”고 밝혔다.
다만 부산시는 현재로서 무임승차 연령을 조정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부산시 이성환 대중교통과장은 “무임승차 연령 상향과 관련해 현재 단계에서 논의 중인 내용은 없다”며 “관련 내용에 대해 부산시장 당선인 측에서 공약한 사항이 없고, 인수위원회에서도 요청한 사항이 없어 섣불리 접근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인수위 측은 서울과 다른 재정 상황을 고려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인수위 관계자는 “부산 대중교통 무임승차 연령 조정이 당선인 공약인 ‘민생 100일 비상조치’에 담겨 있지는 않다”며 “장기적으로 검토할 수는 있겠으나 부산은 서울과 교통공사 재정 상황이 크게 다르기 때문에 현실적인 어려움은 있다. 충분한 검토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공사는 연령 상향 여부와 별개로 무임수송이 국가 복지 정책인 만큼 도시철도 운영 기관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국비 지원이 필수적이라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표명해 왔다. 공사 김영남 홍보실장은 “국비 보전이 이루어지면 노후 전동차 교체 등 안전과 직결된 사업을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며 “지속 가능한 교통 복지 재원 마련 방안을 검토하는 연구 용역도 진행 중인 만큼 합리적인 제도 개선이 진행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