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쇼핑·숙박까지… 후쿠오카 돔에선 다 된다 [日 바다 옆 돔구장 르포]

흑자 위해 처음부터 다목적 설계
막강한 집객력 365일 활력 넘쳐
주변 상업시설까지 투자 잇따라
연 400만 밀물, 규슈 명물로 우뚝
부산항 북항 돔구장 롤 모델로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2026-06-23 20:30:00

일본 후쿠오카시 주오구의 아시아 최초 개폐식 돔구장 ‘미즈호페이페이돔’ 전경. 돔은 동일한 크기와 모양의 지붕 3개로 구성돼, 그 중 2장이 좌우로 움직이는 구조다. 날씨와 승리 여부 등에 따라 연 30회가량 개방한다. 소프트뱅크호크스 제공 일본 후쿠오카시 주오구의 아시아 최초 개폐식 돔구장 ‘미즈호페이페이돔’ 전경. 돔은 동일한 크기와 모양의 지붕 3개로 구성돼, 그 중 2장이 좌우로 움직이는 구조다. 날씨와 승리 여부 등에 따라 연 30회가량 개방한다. 소프트뱅크호크스 제공

지난 12일 일본 후쿠오카시 미즈호페이페이돔(이하 후쿠오카 돔). 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 경기가 열리자 “캇토바세!”(날려버려라)를 외치는 팬들의 함성이 거대한 돔 안을 가득 채웠다. 최고 높이 84m의 개폐식 지붕은 이날 굳게 닫혀 있었지만, 천장을 가득 채운 넓은 공간 덕분에 오히려 탁 트인 개방감이 느껴졌다. 지난 4월 인기 아이돌 그룹 아라시 공연으로 사흘간 12만 명이 몰렸던 이곳은 올여름 바다 무대와 돔 내부를 함께 활용하는 대형 음악 축제 ‘넘버샷’ 개최도 앞두고 있다.

전재수 부산시장 당선인이 부산 북항 랜드마크 부지에 다목적 돔야구장 건립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막대한 사업비에 걸맞은 사업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별도의 재정 보조 없이 자생력 확보와, 공연·전시·관광·상업 기능을 결합해 지역 경제 활성화를 이끌 앵커 시설로 자리매김할 지 여부가 관건이다.

‘북항 돔구장’의 롤모델이라 할 만한 후쿠오카 돔은 도심 해안 매립지인 시사이드 모모치 지구에 들어서 있다. 보행덱 너머로 바다가 보이고, 주변에는 미디어아트·VR 체험 시설과 대형 쇼핑몰, 호텔 등이 자리하고 있다. 야구 관람객뿐 아니라 쇼핑과 식사, 문화 체험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들이 몰려들며 일대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었다.

1993년 유통기업 다이에는 총사업비 760억 엔을 들여 아시아 최초 개폐식 돔구장인 후쿠오카 돔을 건립했다. 시민들의 프로야구단 유치 열망과 후쿠오카시의 도시 개발 구상, 민간 투자가 맞물린 결과였다. 당시 다이에는 후쿠오카 돔과 호텔, 상업시설을 결합한 대규모 복합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했고, 돔은 그 핵심 시설이었다. 후쿠오카시 역시 이 시설을 도시를 상징하는 랜드마크이자 아시아 거점도시 전략의 핵심 축으로 활용하고자 했다. 다이에는 시와 300억 엔에 16만 9000㎡ 부지 매입 계약을 체결했는데, 돔구장 부지 7만㎡는 공적 성격을 인정받아 20% 할인을 받았다.

후쿠오카 돔은 처음부터 야구장만을 위한 시설이 아니었다. 연간 60경기 안팎에 불과한 프로야구만으로는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다이에는 사업 초기부터 흑자 전환까지 10여 년 넘게 걸릴 것으로 예상했고, 콘서트, 전시 등 다양한 행사를 유치해 가동률을 높이는 전략을 세웠다. 개장 첫해부터 마이클 잭슨 공연이 열리는 등 대형 이벤트가 이어졌고, 야구 경기가 없는 날에도 관람객이 찾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호텔과 쇼핑몰 등이 잇따라 들어서면서 모모치 지구는 후쿠오카를 대표하는 관광·상업 중심지로 성장했다. 돔구장에 이어 1994년 씨호크호텔, 2000년 복합상업시설 호크스타운몰이 잇따라 문을 열었고, 이들 시설을 지칭하는 다이에의 ‘후쿠오카 사업’ 전체의 첫 흑자는 2001년에 달성됐다. 이후 버블 붕괴와 한신 대지진 여파로 모기업이 경영난에 빠지며 돔은 매각 수순을 밟았고 소프트뱅크가 구단과 돔구장을 인수했다.

현재 후쿠오카 돔은 연간 400만 명이 넘게 찾는 후쿠오카의 랜드마크가 됐다. 지난해 야구 경기 관람객은 329만 명, 콘서트 등 비야구 이벤트로만 147만 명이 방문했다. 코로나19 여파로 2020~2023년 적자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매출 509억 엔, 순이익 57억 엔으로 실적이 큰 폭으로 회복됐다. 규슈경제조사협회 가타야마 레이지로 정보연구부장은 “돔구장 덕분에 콘서트와 박람회 같은 대형 이벤트 개최가 쉬워졌고, 강한 집객력이 주변 상업시설 투자 촉진과 지역 가치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후쿠오카=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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