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 2025-01-23 16:15:36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정치권에선 여야를 막론하고 야당이 향후 여론 주도권을 쥐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상황은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 국민의힘 후보가 차기 대선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대표와 접전을 벌이는가 하면, 이 대표를 뛰어넘는 지지율까지 나오고 있다. 최근 국민의힘 정당 지지율은 더불어민주당을 넘어섰다. 예상과 달리 보수 진영이 빠른 속도로 결집하면서 ‘조기 대선’이 열리더라도 아무도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데일리안이 여론조사공정(주)에 의뢰해 지난 20일에서 21일까지 ‘차기 대선에서 이재명 대표와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대결한다면 누구에게 투표하겠냐’고 물은 결과 응답자의 41.5%가 이 대표를, 38.3%가 김 장관을 선택했다. 오차범위 내 접전 양상이다. 이외 ‘지지 후보 없음’을 택한 응답자는 15.6%였다. 잘 모르겠다고 답한 응답자는 4.6%였다. 김 장관은 영남은 물론, 진보세가 뚜렷한 서울 지역에서도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지역별로 △‘서울’ 이재명 38.2%·김문수 43.3% △‘대구·경북’ 이재명 35.3%·김문수 41.6% △‘부산·울산·경남’ 이재명 32.4%·김문수 46.8% 등으로 나타났다. 인천·경기, 광주, 전·남북, 강원과 제주 등에선 이 대표가 앞섰다.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응답자의 75.3%는 김 장관을, ‘윤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자의 81.3%는 이 대표를 지지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 100% RDD 방식 ARS로 진행됐다. 전체 응답률은 5.0%로 최종 1014명이 응답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P)다.
차기 대선 여론조사에서 김 장관이 이 대표를 4.6%P 차로 벌렸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시사저널이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지난 18일부터 19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6명에게 조기 대선이 열린다는 전제로 ‘이재명 대표 대 김문수 장관 양자 대결 투표 의향’을 물은 결과 김 장관이 46.4%를, 이 대표가 41.8%를 기록했다. 양측의 격차는 4.6%P로 오차범위 내(±3.1%P)다. ‘그 외’라고 답한 응답자는 5.7%, ‘없다’ 4.9%, ‘모름’ 1.2%였다. 보수진영 대권후보가 이 대표를 누르고 올라섰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된 것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처음이다.
이 대표는 홍준표 대구시장과의 1 대 1 대결에서는 초접전 양상을 기록했다. ‘이재명 대표 대 홍준표 시장 양자 대결 투표 의향’을 물은 결과, 홍 시장이 43.7%로 이 대표(43.0%)를 오차범위 내에서 근소하게 앞섰다. 이 대표는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양자 대결에서는 이 대표 42.7%, 오 시장 41.1%로 나타났다. 이 대표가 오차범위 내에서 소폭 앞섰다. 이 대표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에게는 앞섰다. 이 경우 이 대표 지지율은 42.7%로, 한 전 대표(34.7%)를 오차범위 밖으로 앞섰다. 이 조사는 무선 RDD를 이용한 ARS 여론조사 방법으로 진행했다. 응답률은 6.7%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최대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당초 탄핵 찬성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지만,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 탄핵 여론도 찬반이 엎치락뒤치락 중이다. 여론 지형이 급변하고 있는 것이다. 여권 내에선 김 장관의 약진을 두고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김 장관이 강경 보수 이미지를 벗기 어려운 데다 차기 대권에서 중도층을 흡수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여론 급변에 따라 국민의힘 차기 대권 경쟁 구도도 요동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예상 밖’ 평가를 받는 지금 여야 지지율은 언제든 또 급변할 수 있다. 누구도 유리하다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