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동차 굴기’ 유감없이 보여준 세계 최대 모터쇼

‘오토 상하이 2025’ 폐막

CATL의 2세대 ‘셴싱’배터리 등
첨단 미래 기술 대거 선보여
비야디의 수중 부양 SUV ‘눈길’
BMW는 특별 시험용 차량 공개
정의선 현대차 회장 참석 ‘화제’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2025-05-06 17:10:23

지난달 23일부터 열흘간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오토 상하이 2025’(상하이모터쇼) 전경.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제공 지난달 23일부터 열흘간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오토 상하이 2025’(상하이모터쇼) 전경.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제공

지난달 23일부터 지난 2일까지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오토 상하이 2025’(이하 상하이모터쇼)가 막을 내렸다. 미중 무역 갈등으로 중국에 대한 통상 압박이 심한 가운데 열린 이번 모터쇼에서 중국 업체들은 최단시간 충전 배터리, 날씨에 강한 배터리 등을 포함해 첨단 기술을 알렸고,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중국 맞춤형’ 신차를 대거 선보였다.

6일 상하이모터쇼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모터쇼는 약 36만㎡의 전시면적에 세계 26개국 1000여 개 기업이 참가했다. 신차 출시만 100종에 달했고 관람객도 100만 명 이상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모터쇼에서 세계 최대의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 CATL은 단 5분 충전으로 520km 주행이 가능한 2세대 ‘셴싱’ 배터리를 공개해 주목을 받았다. 추운 날씨에도 15분 만에 충전량 80%를 달성할 수 있다고 CATL은 설명했다.

CATL은 올해 하반기 영하 40도에서도 충전량의 90% 이상을 유지하는 2세대 나트륨이온배터리 ‘낙스트라’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테슬라를 제치고 세계 1위 전기차 업체로 떠오른 BYD(비야디)는 대·중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다이너스티 D’(왕조 시리즈)와 ‘오션 S’(해양 시리즈) 콘셉트카, 수중 긴급 부양 기능을 갖춘 수억 원대 고급 SUV ‘양왕 U8L’을 공개해 관람객들이 몰렸다.

BMW가 공개한 고성능 시험 차량 ‘BMW 비전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제공 BMW가 공개한 고성능 시험 차량 ‘BMW 비전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제공

글로벌 업체들도 중국 시장을 잡기 위한 전략 모델을 잇따라 선보였다.

폭스바겐은 2027년 말까지 순수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주행거리 연장 전기차와 신에너지차 등 총 30종 넘는 신차를 중국에서 출시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순수 전기차 ‘CLA’ 롱휠베이스의 중국 현지화 버전을 선보였다. 벤츠는 또 운전자가 버튼 하나만 누르면 차량이 목적지까지 알아서 운전하는 자율주행 시스템 ‘MB.드라이브’가 적용된 차량 시승 행사도 진행했다.

BMW는 고성능 시험 차량인 ‘BMW 비전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를 최초 공개했다. 향후 출시할 신차의 주행 성능을 극한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특별 제작한 시험용 차량이다.

국내에선 완성차 업체들은 참가하지 않고 전장 쪽으로 현대모비스, 삼성·LG전자 등이 신기술을 선보였다.

현대모비스는 이번 모터쇼에 선행 제품 8종을 비롯해 중국 연구소에서 자체 개발한 신기술 2종을 공개했다. 신기술은 증강현실 헤드업 디스플레이(AR-HUD)와 음향기술을 집약한 사운드 데모카 등이다.

중국 BYD 고급브랜드 양왕의 럭셔리 SUV ‘U8L’.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제공 중국 BYD 고급브랜드 양왕의 럭셔리 SUV ‘U8L’.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제공

모비스의 AR-HUD는 70인치 규모로, 뛰어난 밝기와 명암비로 햇빛에서도 선명하게 정보가 표시되고, 운전자가 선글라스를 착용한 상태에서도 잘 볼 수 있도록 한 것이 장점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모터쇼에 LPDDR5X와 GDDR7, 쉐어드 스토리지 등 차세대 메모리 솔루션을 대거 공개하며 자율주행차 시장에 대비했다.

LG전자도 6년 만에 이번 모터쇼에서 차량 내 여러 화면에서 서로 다른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차세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솔루션을 선보였다. 운전자가 내비게이션을 이용하는 동안 조수석 탑승자는 유튜브를 시청하고 뒷좌석 어린이는 게임을 하는 식이다.

또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7년 만에 중국 현지 모터쇼를 찾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정 회장은 중국 CATL 등 배터리 업체부터 모멘타, 샤오펑 등 자율주행차 기술 기업까지 직접 찾았다. 올해는 현대차·기아가 중국 진출 후 처음으로 모터쇼에 불참했다. 그럼에도 이곳을 찾은 건 중국의 최신 기술 동향을 확인하면서 이곳 시장에 재도전하기 위한 의도가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모터쇼를 참관한 한국자동차기자협회 김상원 사무국장은 “상하이·베이징 모터쇼의 위상은 규모가 큰 내수시장,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업체들의 기술력 등 삼박자를 기반으로 매년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해가고 있다”면서 “이번에 공개된 신차의 60%가 중국 브랜드일 정도로 중국의 ‘자동차 굴기’(자동차로 우뚝 일어선다)를 유감없이 보여준 자리였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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