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 2025-05-22 15:57:43
인공지능(AI)은 대선후보들의 공약을 어떻게 판단할까. 6·3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김문수,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가 발표한 부산 지역 공약을 챗GPT로 분석한 결과, 이재명 후보의 공약이 종합적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얻었다.
AI는 △구체성 △실현 가능성 △지역 적합성 △재원 적정성 △정치적 현실성 △참신성 등 6개 항목, 총 60점 만점으로 평가했다. 그 결과 이재명 후보가 41점으로 1위, 이준석 후보 40.25점, 김문수 후보 39점을 기록했다. 공약의 양보다는 내용과 구조적 완성도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재명 후보는 ‘해양수도 부산’을 비전으로 해양수산부 본부 이전, 해사법원 신설, 북극항로 개척 등 해양산업 중심의 전략 공약을 제시했다. 특히 ‘해수부 부산 이전’은 구체성(8점)과 지역 적합성(9점)에서 고득점을 받았다. 해당 공약은 “목표가 뚜렷하고 국내 최대 해양도시인 지역의 특성과 수요를 잘 반영한 전략”이라는 긍정적 평가를 받았지만, 실현가능성(6점)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았다. 이전 대상인 공무원들의 반발이나 법 개정 필요성 등이 변수로 지목됐다.
김문수 후보는 ‘글로벌 허브 도시 부산’을 주제로 산업은행 본사 이전, 글로벌 허브 특별법 제정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이 중 ‘북항 재개발’ 공약은 실현가능성(8점)과 지역 적합성(10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재개발 사업이 이미 일부 진행 중인 국책사업으로 정부가 의지만 있다면 빠르게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고 봤다.
반면, 산업은행 본사 이전과 글로벌 허브 특별법 공약은 실현가능성에서 각각 4점과 3점을 받았다. 윤석열 정부 시절 산은 이전이 무산된 사례와 산은 노조의 반발,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점 등 현실적 제약이 영향을 미쳤다. 글로벌 특별법은 국회 통과 가능성, 타지역과의 형평성 문제 등이 언급됐다.
이준석 후보는 ‘북항 바닷가 야구장’과 ‘데이터 특구 조성’ 공약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바닷가 야구장’ 공약은 참신성 10점, 구체성 9점으로 혁신적인 제안으로 꼽혔다. AI는 이 공약이 관광산업·MICE 산업과의 연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다만, 기존 사직야구장 재건축 계획과의 충돌, 예산 확보 등의 과제가 정치적 현실성(4점)을 낮췄다. ‘데이터 특구’ 공약의 경우 참신성과 구체성은 높지만, 개혁신당의 의석 한계로 인해 정치 현실성은 5점에 머물렀다.
AI는 각 후보의 공약에서 드러난 특징으로 이재명 후보는 중앙정부 권한을 활용한 실행력, 김문수 후보는 현실적이고 실속 있는 공약 구성, 이준석 후보는 도시 정체성 재설계를 지향한 참신함을 꼽았다.
한편 AI는 이번 대선에서 후보들이 제시한 부산 공약 대부분이 ‘이전’과 ‘개발’에 집중돼 있다고 분석했다. 도시의 외형과 인프라를 바꾸려는 방향성은 뚜렷하지만, 정작 부산 시민의 일상과 밀접한 생활형 공약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부산의 청년층은 일자리 불안과 도시 기반 부족으로 수도권 유출이 지속되고 있지만, 공약은 콘텐츠 산업 유치나 창업 지원 등 간접적인 방식에 그치고 있다. 원도심 노후화와 고령화 문제에 대한 접근도 제한적이며, 초고령사회에 접어든 부산의 현실을 고려할 때 생활 복지 정책의 설계는 여전히 미흡하다는 평가다.
또 공약 중 상당수가 선언적 문구에 그치고 있고,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나 로드맵이 부족해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각 후보는 실현 가능한 정책 설계와 함께 명확한 실행 계획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 강조됐다.
※이번 부산 지역 공약 분석은 챗GPT의 심층 리서치 기능을 활용해 진행됐다. 각 후보의 공약 발표와 관련 언론 보도를 토대로, AI가 과거 정책 사례와 법제도 등을 참고해 공약의 실행 가능성과 지역 적합성을 평가했다. 부산의 현재 상황과 미래 발전 가능성에 얼마나 부합하는지를 기준으로 세부 항목별 분석이 이뤄졌고, 챗GPT는 분석 과정에서 중요도와 실현 가능성을 기준으로 공약을 선택적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