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행으로 끝난 김민석 청문회… 민주당, 인준안 표결 강행할 듯

국민의힘 “자료 제출 안 돼”… 청문회 보이콧
김민석 “6억 장롱 허위 사과가 야당에 부담된 듯”
민주당, 본회의서 인준 단독 처리 가능성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2025-06-26 10:30:50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25일 서울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가 자료 제출 등을 둘러싼 여야 대립으로 파행이 지속되자 후보자석을 잠시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25일 서울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가 자료 제출 등을 둘러싼 여야 대립으로 파행이 지속되자 후보자석을 잠시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파행으로 마무리되면서, 더불어민주당이 단독으로 청문보고서를 채택하고 인준안을 강행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재명 정부의 첫 총리 후보자 청문회가 사실상 ‘검증 없는 청문회’로 끝났다는 비판도 나온다.

지난 25일 이틀째 열린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오후 4시 30분께 정회된 뒤 자정까지 회의가 재개되지 못했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가 요청한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며 회의장에 들어오지 않았고, 회의는 자정을 기해 자동 산회됐다.

김 후보자는 26일 페이스북을 통해 “국회 인준까지 남은 시간 차분히 기다리며 일할 준비를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둘째날 오후 늦게부터 야당 위원님들께서 회의장에 들어오시지 않아 (인사청문회가) 자정에 자동 산회됐다”며 “자료 제공을 문제 삼으셨지만, 요청하신 자료를 제공하겠다고 이미 말씀드린 상태였다. 결국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께서 제기한 ‘6억 장롱 현금’ 주장의 허위를 사과하는 것이 야당에 부담이 된 듯하다. 아쉽다”고 했다.

이어 “삶의 팍팍함 속에서도 공적 책임을 다해왔지만, 국민 여러분의 눈높이에 여전히 미흡하실 대목들에 송구하다”고 덧붙였다. 김 후보자는 “이재명 정부 첫 총리 후보자로서의 막중한 책임감을 실감하는 시간이기도 했다”며 “민생 위기를 극복하고 위대한 대한민국 시대를 여는 참모장이 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에게 △처가 생활비 지원 2억 원 관련 증여세 납부 내역 △불법 정치자금 추징금 관련 2024년 납부 내역 △2025년도 사인 간 채무 변제 관련 대출·상환 자료 △칭화대 석사 학위 취득 관련 출입국 기록 및 성적표 제출을 요구했다.

국회 인사청문특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후보자는 무자료·무대책·무자격 후보자”라며 “청문회를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야당 간사인 배준영 의원은 “김 후보자가 내겠다는 자료를 기다렸는데, 끝내 도달하지 않았다”며 “인내심을 갖고 기다렸지만, 약속한 자료는 오지 않았고, 결국 (청문회가) 산회됐다”며 “(청문회 파행의) 모든 책임은 김 후보자와 민주당에 있음을 명확히 밝힌다. 지금이라도 자료를 제출하면 청문회를 재개해서, 후보자가 정책적 역량이 있는지, 도덕성이 있는지, 국민에 대한 공직자의 자세가 돼 있는지 끝까지 점검하고 확인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에서 (김 후보자가) 검증을 통과 했다고 하는 것은 일종의 정신 승리라고 보인다”며 “어느 하나 의혹이 확실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게 대체적인 의견이다. 의혹을 해소할 책임을 후보자가 (해소)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국민적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야 간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차원의 심사 경과보고서 채택도 불발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민의힘 소속 이종배 위원장은 양당 원내지도부와 간사 간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민주당은 경과보고서 채택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국회 인사 청문 시한(29일)을 하루 넘긴 오는 30일 본회의에서 인준안 표결을 강행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총리의 경우 국회 인준 동의 없이는 대통령이 임명할 수 없지만, 과반 의석을 지닌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동의 없이 표결(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 찬성)로 인준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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