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개금동 화재로 숨진 자매 영면…대통령 애도 “재발 막겠다”

유족 의사 따라 장례 치르지 않아
동생은 장기 기증하고 떠나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 2025-06-26 17:20:56

25일 오후 최근 아파트 화재로 숨진 자매가 다닌 부산진구의 한 초등학교에 이들을 추모하기 위한 공간이 마련돼 있다. 지난 24일 새벽 부산진구 한 아파트에서 부모가 일을 하러 나간 사이 불이 나 10살과 7살 자매가 숨졌다. 연합뉴스 25일 오후 최근 아파트 화재로 숨진 자매가 다닌 부산진구의 한 초등학교에 이들을 추모하기 위한 공간이 마련돼 있다. 지난 24일 새벽 부산진구 한 아파트에서 부모가 일을 하러 나간 사이 불이 나 10살과 7살 자매가 숨졌다. 연합뉴스

부산 부산진구 개금동 한 아파트에서 부모가 새벽에 일 하러 집을 비운 사이 난 불로 숨진 두 자매가 장례 절차 없이 영면에 들었다. 전날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끝내 숨진 동생은 장기를 기증하고 세상을 떠났다.

재단법인 낙원추모공원은 개금동 아파트 화재로 숨진 자매 A(10) 양과 B(7) 양이 26일 오후 4시 30분께 경남 김해시 낙원추모공원 내 봉안함에 봉안됐다고 이날 밝혔다. 유족 의사에 따라 이들 자매는 별도의 장례 절차 없이 화장된 후 봉안함에 봉안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5일 자매의 부모는 이날 오전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B 양이 끝내 숨지자 B 양의 장기를 기증하기로 결정했다. 장기 기증 절차는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을 통해 진행됐다.

낙원추모공원 측은 안타까운 죽음을 추모하고 장기 기증을 결정한 숭고한 마음을 기리는 차원에서 자매에게 봉안 시설을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다. 낙원추모공원 관계자는 “유가족은 깊은 슬픔 속에서도 다른 생명을 살리기 위한 장기기증을 결단했다”며 “이식이 필요한 여러 환자에게 새로운 삶의 기회를 전하게 됐다”고 밝혔다.

사고 아파트가 위치한 부산진구에서는 유족을 위한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26일 부산진구청 직원들은 애도를 표하며 200만 원을 모아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했다. 부산진구청은 희망복지안전망, 사회안전망 강화 사업 등으로 유족을 지원할 예정이다. 현재 동사무소 등을 통해 시민들의 후원 문의와 기부도 이어지고 있다.

자매의 죽음에 이재명 대통령도 애도를 표했다. 이 대통령은 26일 페이스북 메시지를 통해 “부산진구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해 사랑하는 두 자녀를 한꺼번에 잃은 유가족분들께 깊은 애도의 마음을 전한다”며 “열 살, 일곱 살밖에 되지 않은 자매가 밝은 미래를 펼쳐보지도 못한 채 우리 곁을 떠났다는 사실에 가슴이 미어진다”고 적었다.

이어 “어려운 형편으로 인해 어린아이들을 두고 이른 새벽 일터로 향해야 했던 부모님의 마음을 감히 헤아릴 수 없다”며 “이 참담한 슬픔 속에서도 유가족께서는 장기기증이라는 결단을 내려주셨다. 또 다른 생명에게 희망을 전해주신 그 숭고함에 머리 숙여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사고의 원인을 철저히 조사해 다시는 이러한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화재 예방과 피난시설 점검 등 안전 대책을 강화해 국민 여러분께서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24일 오전 4시 15분께 부산 부산진구 개금동의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났다. 불은 20분 만에 꺼졌지만 이 사고로 침실에서 자던 자매 가운데 언니가 숨졌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던 동생도 끝내 숨졌다. 당시 자매의 부모는 새벽 청소 일을 하기 위해 집을 비운 상태였다.

이번 화재는 현재까지 거실에 있던 컴퓨터 등이 전자기기가 연결된 콘센트 인근에서 시작됐고, 이후 부엌과 침실로 불이 번진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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