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부유-보수 가난-좌파는 기계적인 생각"…'강남 좌파'의 신념②

2017-05-11 20:53:30

문재인 정부의 민정수석 자리에 역사상 처음으로 검사 출신이 아닌 법학자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11일 임명됐다. 이와 함께 그가 과거에 응했던 인터뷰도 다시주목받고 있다.
  
조국 교수는 2012년 부산일보 인터뷰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과 철학, 신념에 대해 이야기했다.
 
조 교수는 오랜 서울 생활에도 '거인 야구'  롯데 자이언츠를 사랑하는 '부산 갈매기'이면서 진보적인 '강남 좌파'의 성향을 고스란히 내비치고 있었다.    
 
강준만 교수가 비꼰 '강남 좌파'라는 비아냥에 대해 조 교수는 "사는 곳이 강남이니까 그건 맞는 말이고, 처음엔 비꼬는 말이라 듣기 거북했는데 지금은 '나도 강남좌파다'라며 함께 나서는 분들이 많이 있다"며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 사회에 강남좌파뿐만 아니라 강북좌파, 부산좌파 등 좌파가 더 많아져야한다. 그게 자연스러운 것"이라며 "부유하면 보수, 가난하면 좌파라는 건 너무 기계적인 생각이다"라고 주장했다.
 
특히 한국의 보수에 대해서는 메르켈 수상이 있는 독일 기민당 정도는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기민당은 보수정당인데도 노동과 복지, 환경 모두 신경을 쓰고 있다. 핵발전소도 문을 닫겠다고 한다"며 "그런데 한국은 아직 이승만, 박정희 보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합리적 보수의 핵심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수준이 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국 교수의 유년 시절 `수박 철모`를 쓰고 놀던 모습
조 교수는 정치인으로 나설 생각이 없냐는 질문에는 "정치근육이 없어서 안된다. 진보적으로 활동을 하고 있지만, 독립적인 지식인의 모습을 유지해야한다고 생각한다"라고 에둘러 답했다.  

이어 "저는 정치에도 안 맞는 사람 같다. 정치인의 삶을 지켜보면 제가 원하는 게 아닌 것 같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그는 5년 후에 권력의 핵심으로 등장해 전 국민적인 관심을 끌게 됐다. 

인터뷰 당시로부터 20년 뒤의 조국은 무엇을 하고 있을 것 같냐는 말에 조 교수는 "더 나은 세상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용한 외국에 1년에 한 달 정도, 가족과도 떨어져 혼자서 글을 쓰고 있지 않을까요. 이기적인 생각이긴 하지만. 그때는 아마도 지금보다 훨씬 더 좋은 세상이 되어 있겠지요. 분명 그럴 겁니다"
 
김견희 기자 kh8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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