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첫 민정수석에 검사 출신이 아닌, 법학자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임명돼 화제인 가운데 그의 과거와 어린 시절도 재조명 되고 있다.
조국 교수는 2012년 부산일보 인터뷰에서 자신의 어릴 적 이야기들을 찬찬히 꺼냈다.
당시 인터뷰를 살펴보면, 부산 대신동에서 나고 자란 조 교수의 어릴 적 모습은 '거인 야구' 즉, 롯데 자이언츠를 사랑하는 '부산 갈매기'면서 꿈 많은 '강남 좌파'의 자질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었다.
조 교수는 과거를 회상하면서 "부모님을 졸라 초등학교에 2년 일찍 입학했다"라고 운을 뗐다. 그가 이후 1982년 서울대학교 법학대학에 최연소로 입학해 남들보다 2년 일찍 졸업장을 받게 된 계기이기도 했다.
"초등학교에 일찍 입학한 건 공부를 잘해서가 아니었다. 같이 놀던 친구들이 하나 둘씩 사라져 나도 학교에 가고 싶단 생각을 빨리 한 것 같다"
또 그는 "나이가 어리고 이름도 '조국', 특이하니까 선생님들이 항상 저를 기억했었다"며 "그래서 선생님들이 나에게 질문을 많이 했었다. 이름 때문에 공부를 잘하게 된 게 아닌가 싶을 정도"라며 이름에 관한 에피소드를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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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교수 중학교 보이스카우트 활동 모습. |
열혈남아라면 한번쯤은 봤을 법한 '야설' '야동'에 관한 말도 서슴없이 했다.
조 교수는 "중학교 때부터 보기 시작했다. 모범생이든 아니든 관계없이 남자는 생물학적으로 볼 수밖에 없지 않나"라며 "친구들이 가져오면 같이 돌려봤다"라고 말했다. 지독한 공부벌레 같았을 그에게도 사춘기는 존재했다.
또 서울대 법대를 진학했음에도 사법시험을 보지 않은 계기도 털어놨다. 그는 "당시 대학교에 완전 실망했었다"며 "수업 도중 사복 경찰이 들어오고, 학생회실 옆에 경찰 방이 있기도 했다. 농촌 봉사활동을 마치고 고향 집에 갔더니 경찰이 벌써 와있었다"라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 때문에 대학 생활 때 '육법당(당시 육사와 법조인이 가득한 민정당을 비꼰 말)'이 되지 않겠단 결심을 했다. 그래서 사법시험을 보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또 그는 "형사소송법에는 엄연히 고문 금지 원칙이 있는데, 저부터도 아무 일도 없는데 경찰서에 끌려가서 맞고 소지품 검사를 당했다"며 당시의 감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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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교수가 대학 1학년 때 친구들과 찾은 해운대해수욕장. |
그는 또 민초들의 어려운 삶에 대한 경험담도 곁들였다. 조 교수는 "중 3 때 였다. 인문계 갈 친구가 상고를 택하더라. '왜 상고에 진학 하냐'고 물으니 그 친구 얼굴이 차가워지더라"며 "집안 형편이 좋지 않으면 대학을 못 간다는 걸 그때 알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고등학교 1학년 때는 부마사태를 직접 거리에서 경험했다"며 "박정희 전 대통령이 암살되니 일부 선생님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이런 일들이 제게 많은 영향을 줬다"고 덧붙였다.
김견희 기자 kh8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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