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 2021-02-17 17:32:44
“‘러브레터’에 이어 ‘라스트 레터’로 돌아왔어요. 편지는 내게 특별하거든요.”
일본 거장 이와이 슌지 감독은 자신이 연출한 영화 ‘라스트 레터’를 이렇게 소개했다. 24일 국내 개봉하는 이 영화는 ‘러브레터’(1995)에 이어 이와이 슌지 감독이 다시 한번 ‘편지’를 소재로 한 작품이다. 감독은 17일 서울 광진구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라스트 레터’ 기자간담회에 화상으로 참석해 “예전엔 ‘워드 프로세서 편지’를 그렸는데 20년 넘게 흐른 지금 손편지를 소재로 한 영화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영화는 편지로 이어진 첫사랑의 기억과 그때 그 시절을 마주한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이와이 슌지 감독은 “나는 학창시절부터 편지를 주고받는 게 아주 일반적인 시대를 보냈다”며 “친구 간에도 편지를 주고받았고 러브레터로 마음을 주고받기도 했다”고 했다. 그는 “언젠가 편지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고 ‘러브레터’를 만들었다”면서 “당시엔 주인공들이 손편지가 아닌 워드 프로세서로 타자를 쳐 편지를 보냈다. 현대적인 모습으로 편지를 그려내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감독은 “그런데 20년 이상 시간이 흐른 후엔 손편지 영화를 만들었다”면서 “이렇게 만들 줄 나도 몰랐다. 이 영화와 저의 인생에 있어 편지는 큰 의미”라고 웃었다.
이와이 슌지 감독은 극 중 히로세 스즈가 1인 2역을 소화한 것을 높이 평가했다. 히로세 스즈는 모두가 그리워하는 첫사랑 미사키와 그녀의 딸 아유미를 모두 연기했다. 감독은 “특별히 히로세 스즈에게 연기의 방향을 제시한 건 없다. 이 작품 속 두 캐릭터는 모녀 관계이기 때문에 비슷한 면이 있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면서 “그런데 히로세 스즈가 두 사람의 미묘한 차이를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다른 데서 본 적 없는 특별한 캐릭터를 만들어 연기했는데 마음에 들었다. 그 표현을 살려서 영화에 담았다”고 했다.
감독은 ‘러브레터’로 호흡을 맞춘 배우 나카야마 미호, 토요카와 에츠시와 재회한 점도 언급했다. 이와이 슌지 감독은 “‘러브레터’ 촬영을 끝냈을 때 나카야마 미호와 앞으로 함께 영화를 하자고 했는데 많은 시간이 흘러 버렸다”며 “두 사람과 금방 다시 호흡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참 오래 걸렸다. 순식간이더라. 내년이라도 두 사람과 다시 영화를 하고 싶다”고 전했다.
영화 ‘라스트 레터’는 ‘러브레터’ ‘4월 이야기’ ‘하나와 앨리스’ 등을 연출한 이와이 슌지 감독의 신작이다. 배우 마츠 타카코, 히로세 스즈, 모리 나나, 카미키 류노스케, 후쿠야마 마사하루, 나카야마 미호, 토요카와 에츠시, 안노 히데아키 등 유명 일본 배우들이 출연했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