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현철 기자 byunhc@busan.com | 2024-03-19 14:08:46
롯데 신인 투수 전미르(18)는 2024년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3번으로 자이언츠에 입단했다. 경북고 재학 시절 투타를 겸업하며 어느 한쪽도 포기하기 어려운 재능을 과시했던 전미르는 올 시즌 일단 투수 쪽에만 집중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전미르는 “야수를 그만둬서 아쉬운 건 없다. 팀에서 투수에 집중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씀하셨고, 그걸 받아들였으니 거기에 맞게 열심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타니 쇼헤이(29·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같은 ‘이도류’ 선수로 성공하려면 타고난 재능에 초인적인 노력까지 필요하기 때문이다.
전미르는 “(투수와 야수 중) 한 가지만 하니까 시간도 여유가 생겼고, 왔다 갔다 하지 않고 하나만 집중해서 지금 많이 배우고 있다. 저만의 시간이 생겨서 연구할 시간도 많아 좋다”고 덧붙엿다.
그는 개막 엔트리 진입이 1차 목표이다. 김태형 감독은 “1군에서 충분히 쓸 수 있는 선수다. 그런 재능을 가진 선수지만, 워낙 엔트리가 빡빡하다. 자주 기용하려면 기량이 반드시 나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미르는 “선발이나 불펜 투수로 자리매김 하기 위해선 투구 밸런스와 탄력이 매우 중요하다. 거기에 유연성까지 갖춰야 상대 타자를 압도하는 위력적인 공을 던질 수 있다”면서 “괌과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훈련과 연습경기가 저에게 많은 동기 부여가 된 것 같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전미르가 스스로 꼽은 장점은 지치지 않는 체력이다. 그는 “주전 엔트리에 포함되려면 이제 정말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 (기량이) 좋은 형들이 많고, 제가 쉽게 들어갈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 책임감을 가지고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지난 1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시범경기 두산 베어스전에서 9회에 등판, 삼진 3개를 뽑아내며 팀의 대량 실점 위기를 막았다. 전미르의 투구를 지켜본 김 감독은 “1라운드 지명을 받은 투수라고 한다면, 그 정도는 던져야 한다”며 흐뭇함을 감추지 못했다. 김 감독은 이어 “충분히 연투를 할 수 있는 체력도 갖추고 있는 것 같다”며 “슬라이더, 커브 등 자신이 던지고 싶은 변화구에 대한 자신감이 있는 것 같다”고 칭찬했다.
한국프로야구(KBO)에서 흔치 않은 대졸 출신으로 올해 롯데에 입단한 좌완 투수 정현수(22)도 1군 무대에서 패기 넘치는 플레이로 ‘대반란’을 일으킬 주인공으로 꼽힌다.
정현수는 종합편성채널 JTBC 스포츠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에서 기대주로 활약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정현수는 다소 늦은 나이에 프로 선수가 된 만큼 부산 사직에서도 에이스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대중의 인기가 아닌 진정한 본인의 실력으로 평가받겠다는 것이다.
그는 “롯데에 입단한 이후 웨이트 훈련에 집중했고 체력을 기르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캠프의 기본 훈련 외에도 야간에 늘 자율연습을 한다. 훈련 뒤 침대에 누우면 거의 기절하는 것처럼 바로 잠이 들 정도로 혼신을 다해 연습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현수는 부산에서 나고 자란 지역 토박이다. 대연초등-부산중-부산고까지 쭉 부산에서 야구를 했다. 중학교 때까지는 투수였다가 부산고에선 야수로 포지션을 바꿨다. 이후 다시 투수로 나섰으나 2와 3분의 1이닝을 던진 것이 전부였다고 한다. 결국 프로 구단으로부터 주목을 받지 못해 광주광역시에 있는 송원대로 진학했다. 사실상 대학 시절부터 본격적인 투수로 뛰기 시작한 정현수는 2학년 때 팀의 주전을 꿰찼다.
좌완 투수인 그의 주무기는 140km 초중반의 패스트볼과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이다. 스트라이크 존에서 급격하게 떨어지는 일명 ‘폭포수 커브’를 승부구로 잘 활용한다. 2022년에는 대학 리그에서 19경기에 출전해 10승 1패, 평균자책점 3.58을 기록했다. 83과 3분의 1이닝 동안 129개의 삼진을 잡아 ‘닥터 K’로도 불렸다.
지난해에는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에 동시에 출연하면서도 13경기에 나가 4승 2패, 평균자책점 2.00을 기록했다. 54이닝 동안 삼진 87개를 뽑아내 KBO 스카우터들로부터 러브콜을 받게 됐다. 대졸 출신으로 2024년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에서 롯데의 지명을 받은 것도 뛰어난 기량 때문이었다.
정현수는 ‘최강야구’에서 ‘야신’ 김성근 전 감독을 만난 것이 행운이라고 했다. 그는 “정말 도움을 많이 받았다. 제구 쪽으로 특히 많이요. 스크라이크 존에만 무작정 던지는 게 아니라 세부적인 제구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면서 “김 감독님 덕분에 프로그램에서 잘 던질 수 있었던 것 같다. 지금도 김 감독님 말씀처럼 원하는 곳에 강하게 던질 수 있도록 연습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현수의 올해 목표는 당연히 1군 합류다. 기회가 올 때 잡기 위해 묵묵하게 훈련에 임하고 있다. 그는 “기회가 왔을 때 잡기 위해서는 제가 잘해야 한다. 1군에서 좋은 모습을 꼭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