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 2024-07-12 09:45:14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보냈다는 문자 메시지에서 언급됐던 ‘댓글팀’ 의혹과 관련, 정치권에서 폭로성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장예찬 전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이 폭로성 발언을 하면서 의혹이 확대되자 야당에선 ‘특검’을 통한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댓글팀은 김 여사가 지난 1월 23일 한 전 비대위원장에게 보냈다는 네 번째 문자에서 언급됐다. “제가 댓글팀을 활용해 위원장님과 주변에 대한 비방을 시킨다는 얘기를 들었다. 너무도 놀랍고 참담했다”는 내용이었다.
댓글팀의 존재 여부를 놓고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국민의힘 대표를 지낸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의심가는 정황”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1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국민의힘 대표 시절 댓글팀의 존재를 알았느냐는 질문에 “당에서는 전혀 운영한 바가 없다”면서도 “다만 (대선) 후보 측에서 여론조성팀 같은 걸 돌렸을지는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몇 군데 의심 가는 정황들이 있긴 했지만 그때는 선거 캠페인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윤석열) 정권 초기에 용산 이전이나 이런 것 때문에 여론이 안 좋게 돌아가니까 모 인사가 ‘대선 때 있던 애들 좀 써야 되는 거 아닙니까’라고 해서 제가 놀라서 ‘대선 때 뭘요’ 이렇게 했는데 그 인사가 잘못 말한 것을 깨닫고 입을 닫더라”라고 폭로했다. 이 의원은 “(댓글팀이 있다는) 그런 식의 취지로 이야기를 했다”면서 “나한테 숨기고 싶은 게 있나 보구나, 이런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의 ‘김건희 여사가 운용하는 댓글팀이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느냐’는 질문에 “김 여사가 평론가들과 굉장히 자주 교류한다는 얘기는 들어왔다”면서 “유튜버 관리 같은 것은 익히 알고 있었는데 댓글을 다는 부대가 있다는 것까지는 확인을 못 했다”고 말했다.
반면 장예찬 전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은 ‘한동훈 여론조성팀’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 11일 SNS를 통해 ‘한동훈 여론조성팀’ 관계자로부터 받았다는 메시지를 공개한 장 전 최고위원은 12일에는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 측) 여론조성팀이 직접 많은 요청을 했다”고 말했다.
장 전 최고위원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법무부 장관의 업무수행 범위를 넘어서는, 커뮤니티나 유튜브에 여론을 조성하는 팀이 있다더라”면서 “들은 것이 아니라 그 팀이 직접 저에게 많은 요청을 하고 제가 동반적으로 수행을 해 줬기 때문에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장 전 최고위원은 “항상 기민하게 법적대응을 했던 한동훈 후보와 그 캠프에서 저한테 (여론조성팀 폭로 관련) 고소를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메세지를 보낸) 측근의 정체가 드러나면 정말 가까운 사람이구나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저에게 법적대응을 못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댓글팀 의혹이 확산되자 야당은 공세에 나섰다.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는 12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김 여사가 한동훈 씨에게 보낸 문자에 보면 김 여사도 댓글팀을 운영했다는 의혹을 스스로 말하고 있다”면서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도 김 여사가 사설 댓글팀 운영하고 있었던 것 같다는 의심이 든다는 말을 했다”고 지적했다.
조 전 대표는 “김건희 한동훈 양측 모두 사설 댓글팀을 운영한 의혹이 있는데 두 사람 모두 저는 형사 수사를 받아야 된다”면서 “기존 수사기관에서 댓글팀 운영 혐의에 대한 수사를 진행했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기 때문에 특검 차원으로 수사를 진행해야 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