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아파트 거래 ‘신고가’ 행진… 상승장 본격화하나

10·15 대책 부산 부동산 영향

더블유·남천자이 등 가격 상승세
소형·구축에서도 신고가 경신
정부 발표 후 매매 39.2% 늘어
“거래 막힌 수도권서 문의 전화”
노후계획도시법·해수부 이전
‘풍선 효과’에 지역 호재도 가세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2025-11-05 20:30:00

지난달 말부터 더블유나 남천자이 등 부산의 주요 아파트 단지에서 신고가 거래가 쏟아지고 있다. 부산 금련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수영구와 해운대구 일대. 정종회 기자 jjh@ 지난달 말부터 더블유나 남천자이 등 부산의 주요 아파트 단지에서 신고가 거래가 쏟아지고 있다. 부산 금련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수영구와 해운대구 일대. 정종회 기자 jjh@

수도권을 규제하는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부산 주요 입지에 자리한 아파트 단지들에서 신고가 거래가 쏟아지고 있다. 수도권에 집중됐던 부동산 투자 자본이 분산되는 ‘풍선효과’는 물론 노후계획도시 특별법이나 해양수산부 이전과 같은 호재가 겹치면서 상승장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남구 용호동 더블유 54평(전용 면적 134㎡)은 지난달 21일 27억 원에 매매 계약을 체결해 신고가를 기록했다. 불과 3개월 전인 7월 말 같은 동, 같은 면적에 층수가 오히려 높은 매물이 26억 5000만 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가격 상승폭이 상당히 빠른 편이다. 수영구 남천동 남천자이 33평(전용 84㎡)은 지난달 26일 15억 6000만 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연제구 거제동 레이카운티 30평(전용 75㎡) 역시 지난달 27일 10억 4000만 원에 매매돼 최고가를 기록했다.

소형 평수나 구축 단지에서도 신고가 행진이 이어졌다. 남구 대연동 더비치푸르지오써밋 24평(전용 59㎡)은 지난달 14일 9억 3000만 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경신했고, 해운대구 중동 래미안해운대 24평(59㎡)도 5억 9900만 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찍었다. 2005년 준공돼 상대적으로 구축이라는 평가를 받는 해운대구 재송동 센텀피오레1차 역시 29평(전용 74㎡)이 5억 2500만 원에 팔려 처음으로 5억 원선을 돌파했다.

수영구 남천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입지가 좋고 신축 브랜드를 앞세운 단지들에서는 이미 매수자가 아닌 매도자 우위 시장으로 상황이 급변했다”며 “부동산 규제로 거래가 막힌 서울이나 경기도 투자자들이 전화를 통해 매물 문의를 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부산 부동산 시장은 3년 4개월여간 이어진 하락세를 끊어내고 상승세로 돌아서는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0월 넷째 주 부산의 아파트 매매 가격은 전주 대비 0.02% 상승했다. 10월 셋째 주 아파트 매매 가격이 보합으로 잠시 주춤했지만 금세 상승세를 되찾았다. 해운대구(0.13%)와 수영구(0.08%), 동래구(0.07%), 연제구(0.04%), 남구(0.03%) 등의 상승세가 도드라졌다. 10·15 대책 발표 이후 서울은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급감한 반면 부산은 크게 증가했다. 지난달 16일부터 직후 2주간 부산의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1097건으로 직전 2주와 비교해 39.2%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서울은 79.3%나 줄어 들었다.

수도권 부동산 시장에만 집중됐던 투자 자본이 부산으로 눈을 돌리는 풍선효과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정부의 부동산 수요 억제책 발표로 서울에서는 실거주 의무가 부과되면서 전세를 끼고 내놓은 매물들이 회수됐고, 기존 집을 팔아 상급지로 이동하려던 ‘갈아타기’ 수요도 대출 규제로 막히게 됐다.

풍선효과에다 노후계획도시 특별법과 해양수산부 이전 등 지역의 호재가 겹치면서 파급 효과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 부산시는 지난달 20일 노후계획도시 선도지구에 참여할 아파트 단지를 공모한 결과 14개 구역 3만 2000호가 신청서를 제출해 선정 물량의 6배에 가까운 세대가 신청했다고 밝혔다. 해운대 그린시티 등 수혜 예상 단지에서는 벌써부터 기대감이 매매 가격에 반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연내 해수부 이전 가능성도 커지면서 북항을 중심으로 전세나 매매 문의도 늘어나고 있다. 동아대 부동산학과 강정규 교수는 “지금과 같은 분위기라면 1년 정도 뒤에는 부산 수영구나 해운대구가 규제 지역으로 묶이는 게 아닌가 걱정이 될 만큼 일부 지역에서의 상승세가 매섭다”며 “수영구와 해운대구를 중심으로 오르기 시작했던 아파트 매매 가격이 동래구, 연제구, 남구 등으로 확산하는 형세가 내년 초까지 이어질 것이라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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