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 2025-10-31 15:30:34
 31일 국립공원위원회를 통과하고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부산 금정산 전경. 부산일보DB
				
				31일 국립공원위원회를 통과하고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부산 금정산 전경. 부산일보DB
				
			부산시민의 오랜 염원이었던 금정산의 국립공원 지정이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 금정산국립공원은 24번째 국립공원이자, 대한민국 최초의 도심형 국립공원이 됐다.
31일 부산시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30분 기후에너지환경부 제1차관이 주재한 제144차 국립공원위원회에서 ‘금정산국립공원 지정 및 공원계획결정안’이 통과됐다. 이번 지정은 1987년 소백산국립공원 이후 37년 만에 보호지역이 아닌 곳이 새롭게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사례다. 금정산은 강원 태백산에서 부산 낙동강 하구로 이어지는 국가 핵심 생태 축이다. 낙동정맥이자 자연과 역사·문화, 시민의 삶이 공존하는 대표적 도심 생태공간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금정산국립공원 지정 타당성조사’에 따르면 금정산은 자연생태와 역사 문화, 경관적 측면 모두에서 국립공원 지정 기준을 충족했다. 멸종위기종 14종을 포함한 1782종의 야생식물이 서식하고 있으며 자연경관 71개소와 문화자원 127점이 분포하는 등 국립공원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자원 수는 전국 23개 국립공원 중 1위 수준이며, 연간 312만 명의 탐방객 수도 전국 국립공원 대비 5위 수준에 이른다.
금정산국립공원에는 금정산과 함께 낙동정맥으로 이어지는 백양산까지 포함됐다. 총면적은 66.859㎢로 이 중 약 78%인 52.136㎢는 부산 6개 자치구에 해당한다. 약 22%인 14.723㎢는 경남 양산시에 걸쳐 있다.
금정산 국립공원 지정 논의는 20년간 이어졌다. 지난 2005년 시민사회에서 처음 제기된 이후 2014년 10만 서명운동으로 여론이 확산했다. 이후 2019년 6월 시가 환경부에 공식 건의하면서 논의가 본격화했다. 이후 높은 사유지 비율과 복잡한 이해관계 등의 난제로 수년간 답보상태에 머물렀다. 지난해 11월 금정산 국립공원 대상지의 주요 소유주인 범어사와 금정산국립공원추진본부, 부산시 등이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면서 결정적인 전환점이 마련됐다.
시민사회, 환경단체, 종교계, 전문가, 공공기관 등은 꾸준히 공론화 과정을 이어갔다. 특히 금정산국립공원시민추진본부와 금정산국립공원지정시민네트워크 등 80여 개의 크고 작은 시민단체가 금정산국립공원 지정 시민운동을 오랜 기간 전개했다.
대한민국 최초의 도심형 국립공원이 된 금정산은 부산의 도시브랜드 가치를 한층 높일 전망이다. 자연과 도시가 공존하는 부산이라는 도시 이미지를 국내·외에 각인시키는 효과도 기대된다. 이번 지정으로 바다와 강, 그리고 산으로 이어지는 부산 관광 코스가 완성됐다. 국립공원 지정으로 탐방객 수도 연간 400만 명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친환경 관광수요 증가로 지역 상권 활성화 효과도 기대된다. 이 외에도 생태관광·환경교육·문화 체험 등 다양한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기후에너지환경부, 국립공원공단, 지역사회 등과도 긴밀히 협력해 탐방로 정비, 문화유산 복원, 생태계 보전, 주민지원사업 등이 속도감 있게 추진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며 “금정산을 부산의 새로운 도심형 생태 자산이자 대한민국 최고의 도심형 국립공원 선도모델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